나경원 국민의힘 전 의원이 15일 “제2의 ‘진박(진실한 친박근혜) 감별사’가 쥐락펴락하는 당이 과연 총선을 이기고 윤석열 정부를 지킬 수 있겠느냐”며 장제원 의원 등 친윤(윤석열)계 핵심 인사를 비판했다.
나 전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2016년의 악몽이 떠오른다. 우리 당이 이대로 가면 안 된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날 발언은 장 의원 등 당내 친윤 그룹을 겨냥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14일 장 의원은 “나 전 의원이 공직을 자기 정치에 이용한 행태는 대통령을 기만한 것”이라며 “대통령을 기만하고 공직을 두고 대통령과 거래를 하려 했던 나 전 의원의 민낯이 드러난 상황에서 과연 국민의힘 정통 보수 당원들이 계속 지지할까요?”라고 적었다.
13일에는 나 전 의원을 향해 “친윤을 위장한 비겁한 반윤”, “반윤 우두머리”라고 비판했다. 박수영 의원도 페이스북에 “제2의 유승민은 당원들이 거부할 것"이라고 나 전 의원을 ‘반윤’으로 규정했다.
이에 나 전 의원은 2016년 박근혜 정부 당시 총선 참패 원인으로 지목된 ‘진박 감별사’ 논란을 꺼내며 친윤 그룹을 향한 역공에 나서는 모습이다. ‘친윤’ 이미지는 유지하되 본인에게 씌어진 ‘반윤’ 프레임을 해소하려는 시도라는 분석이다.
나 전 의원은 이날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직을 통해 '자기 정치'를 했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적극 반박했다. 나 전 의원은 "지난해 가을 대통령실 소속 누군가가 제 집 앞을 찾아와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직으로 일해달라고 제안했다"며 "깊은 고민 끝에 선의로 수용했고, 자부심과 의욕을 갖고 역할에 임했다"고 밝혔다.
이어 "혹자는 '거래', '자기정치' 운운한다. 그들 수준에서나 나올 법한 발상"이라며 "제가 저출산 문제를 대하는 태도는 적어도 그렇게 가볍고 얄팍한 수준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나 전 의원은 또 "윤 정부의 진정한 성공에 누가 보탬이 되고, 누가 부담이 되는지는 이미 잘 나와 있다"며 "당원과 국민들도 분명히 그 '팩트'를 알게 되실 것"이라고 지지를 호소했다.
양길성 기자 vertig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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