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는 장 의원 등 당내 핵심 친윤계를 겨냥한 발언으로 해석된다. 앞서 친윤계는 나 전 의원을 ‘반윤 우두머리’ 등으로 강력 비판했다. 친윤계 주자인 김기현 의원의 표가 분산될 위험을 막기 위해 나 전 의원 ‘찍어내기’에 나섰다는 분석이다.
나 전 의원의 ‘제2의 진박감별사’ 언급은 친윤계의 ‘반윤 낙인찍기’를 2016년 공천 파동을 일으킨 친박계 행동에 빗댄 것으로 보인다. 2016년 박근혜 정부 시절 친박계는 ‘진박감별사’를 자처하며 비박계 인사를 공천에서 배제했고, 새누리당(국민의힘 전신)은 그해 총선에서 패배했다.
나 전 의원 발언에 친윤계는 다시 견제구를 날렸다. 장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제2의 진박감별사가 될 생각이 결코 없다”면서도 “나 전 의원도 ‘제2의 유승민’이 되지 말길 바란다”고 직격했다. 친윤계 박수영 의원도 페이스북에 ‘羅(나경원)홀로 집에!’라는 자막을 단 사진을 게시하며 “자기를 버렸다면 더 큰 성취를 할 수 있었을 텐데”라고 적었다.
설전이 격화하자 정진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당대표 출마자는 물론 당원들은 앞으로 ‘친윤’ ‘반윤’이라는 말을 쓰지 말았으면 한다”며 진화에 나서기도 했다.
비윤계의 친윤 비판은 점점 거칠어지고 있다. 김웅 의원은 “국민의힘은 지금 ‘장제원 리스크’에 직면해 있다”고 했고, 이준석 전 대표는 “공천 파동을 일으키고 싶은 사람을 심판하는 선거가 될 것”이라고 날을 세웠다.
여권 한 관계자는 “‘윤심’을 얻지 못한 당권 주자들이 윤 대통령과 각을 세우는 구도로는 지지를 얻기 어려울 것”이라며 “그렇다고 윤핵관 등에 대한 국민들의 거부감이 크다고 판단하는 세력이 선거에서 연대할 가능성을 배제할 순 없다”고 말했다.
양길성 기자 vertig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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