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3월 전당대회를 앞둔 국민의힘이 ‘친윤’(친윤석열계)과 ‘반윤’(반윤석열) 구도 전선이 형성되면서 설전이 벌어지고 있다.
정진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15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국민의힘 전당대회 관리 책임자로서 몇 가지 요청을 드립니다’ 제하 글을 올려 “이번 전당대회를 대통령을 공격하고, 우리 당을 흠집내는 기회로 사용하지 말라”며 “이런 분들에 대해서는 당과 선거관리위원회가 즉각 제재에 나서겠다”고 경고했다.
정 위원장은 당원 투표 100%로 전당대회 룰을 바꾼 것을 언급하면서 “의도적으로 대통령을 끌어들여 비하하고 우리 당을 헐뜯어 반대 진영에서 환호를 얻고, 그걸 대중적 지지라고 우겨대는 사람들을 당원들은 더 이상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당권 주자로 거론되는 유승민 전 의원은 같은날 SNS 게시글에서 정 위원장을 강도 높게 비판했다. 그는 “대통령을 공격하면 당이 즉각 제재한다고 협박한다. 권력에 취해 제정신이 아닌가 보다”라면서 “여기가 대한민국 아니고 북한이냐”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뭐가 대통령에 대한 공격이고 비판인지, 누가 재판하는 것이냐. 권력에 아부해 임명된 자들이 판단하는 것이냐”고 반문한 뒤 “민심을 버리고 윤심(尹心)에만 아부해서 당을 망친 자들은 반드시 심판받게 될 것”이라고 날을 세웠다.
정 위원장은 “당 대표 출마자는 물론 당원들은 앞으로 ‘친윤’·‘반윤’이라는 말을 쓰지 말았으면 한다”고 당부했으나 당내 대립구도가 격화되는 모양새다.
앞서 역시 당권 주자로 꼽히는 나경원 전 의원은 대표적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측 핵심 관계자)으로 분류되는 장제원 의원을 겨냥해 “제2의 진박 감별사가 쥐락펴락하는 당이 과연 총선을 이기고 윤석열 정부를 지킬 수 있겠느냐”며 강력 비판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 시절 ‘진박(진짜 친박) 논란’이 일면서 당 지지도가 떨어지고 이후 ‘촛불 정국’을 거치며 정권을 내줬던 경험을 상기시킨 것이다.
그러자 장 의원은 이날 SNS를 통해 “우리 당이 총선을 실패할 때마다 공천 파동으로 참패했다. 우리 당의 실패를 다시는 반복하지 말아야 한다”며 “저는 결코 ‘제2의 진박 감별사’가 될 생각이 없으니 나 전 의원도 ‘제2의 유승민’이 되지 말길 바란다”고 받아쳤다.
김봉구 한경닷컴 기자 kbk9@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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