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랍에미리트(UAE)가 운용하는 국부펀드들이 한국의 에너지·원전·수소·태양광·방산 기업에 300억달러(약 40조원)를 투자한다. 장기적 안목으로 투자하는 국부펀드 자금이 국내로 유입되면 금융과 증권시장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윤석열 대통령과 무함마드 빈 자이드 알나흐얀 UAE 대통령은 15일 아부다비 대통령궁에서 정상회담을 열고 “양국의 ‘특별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최고 수준으로 발전시켜 나가기로 합의했다”고 대통령실이 밝혔다.
무함마드 대통령은 회담 도중 윤 대통령에게 “어떤 상황에서도 약속을 지키는 한국에 대한 신뢰로 300억달러 투자를 결심했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이번 회담을 통해 원자력, 에너지, 투자, 방산 등 4대 핵심 분야는 물론 신산업, 보건·의료, 문화·인적 교류 등에서도 전략적인 협력을 더욱 강화해 나가자”고 화답했다.
당초 양국 실무진은 UAE 국부펀드인 무바달라와의 협력 방안을 주로 협의했지만, 무함마드 대통령이 이날 다른 국부펀드들의 한국 투자까지 결단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주로 선진국 주요 자산에 장기 투자하는 아부다비투자청과 두바이투자청 등 다른 국부펀드들도 한국 투자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이들 세 국부펀드가 세계에서 운용하는 자산만 1조4000억달러에 달한다.
이날 정상회담은 확대회담, 양해각서(MOU) 서명식, 단독회담 순으로 약 한 시간 동안 열렸다. 양국은 정상회담에서 원자력·에너지·투자·방산 등 4대 핵심 분야에서 13개 MOU를 맺었다. 민간 기업 간 계약을 포함하면 이번 순방에서 체결되는 MOU는 40개 안팎에 달할 것으로 알려졌다.
산업은행과 무바달라는 전략적 파트너십을 맺고 한국의 유망 성장기업에 공동으로 투자하는 내용의 MOU를 체결했다. 무바달라는 또 SK그룹과 함께 탄소거래 플랫폼 등에 투자해 아시아지역의 ‘자발적 탄소시장(VCM)’ 공략에 나선다.
윤 대통령은 정상회담에서 “올해 중 편리한 시간에 한국을 방문해달라”고 초청했고, 무함마드 대통령은 “한국은 이미 마음속 ‘제2의 고향’이다. 기쁜 마음으로 조만간 한국을 방문하겠다”고 호응했다.
아부다비=좌동욱 기자 leftki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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