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월가에서 주식과 채권에 각각 60%, 40% 분산투자하는 포트폴리오를 두고 엇갈린 의견이 나오고 있다고 보도했다.
지난해 60 대 40 포트폴리오의 수익률은 역대 최악의 성적을 거뒀다. 17% 손실을 내면서 1931년 경제 대공황 이후 가장 나쁜 수익률을 기록했다. 작년에 다우존스지수가 19.5% 하락하고, 뱅크오브아메리카(BoA)의 미 채권지수가 12.9% 떨어진 영향이다.
60 대 40 포트폴리오는 기관투자가가 장기간 투자금을 운용할 때 쓰는 철칙으로 통했다. 채권이 주식의 변동성을 헤징하는 효과를 볼 수 있어서다. 주가가 내려가면 채권 가격이 상승해 손실을 메웠다.
미 투자은행(IB) 골드만삭스는 여전히 이 포트폴리오가 효과가 있다는 입장이다. 지난해에는 금리가 가파르게 올라 어떤 전략을 활용하든 손실이 났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따라서 60 대 40 포트폴리오의 가치가 의심받을 상황은 아니라는 얘기다. 골드만삭스에 따르면 1926년 이후 지금까지 미국에서 주식과 채권이 12개월 동안 동반 하락한 시기는 2%에 불과했다. 샤민 모사바르 라미니 골드만삭스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주식과 채권 모두 손실을 기록한 사례는 과거에도 있었고 미래에도 있을 것”이라며 “하지만 이는 극히 드문 일이며 포트폴리오를 급격히 바꾸려면 더 많은 고려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미국 최대 자산운용사인 블랙록은 이를 반박했다. 지난해 60 대 40 포트폴리오의 명목 수익률이 2008년 금융위기 이후 가장 나빴다는 이유에서다. 시대에 뒤처지는 투자 방식의 한계를 보여줬다고 강조했다. 블랙록은 인플레이션으로 인해 채권 금리가 상승(채권 가치 하락)하는 추세가 상당 기간 이어질 것으로 관측했다. 비벡 폴 블랙록 포트폴리오 리서치부문장은 “대안정의 시대는 끝났다”며 “이제는 (포트폴리오를 구성하기 위한) 다른 체제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오현우 기자 ohw@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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