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안보에 위협이 된다"는 이유로 미국에서 퇴출 위기에 놓인 소셜미디어 틱톡이 자구책을 마련했다. 그동안 공개하지 않았던 틱톡의 콘텐츠 추천 알고리즘을 미국 정부에 공개하는 방안 등이 담겼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6일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틱톡이 최근 미국 의원 등 관계자들과 만나 미국 사업을 재편하기 위한 15억달러(약 1조8570억원) 규모의 세부 계획을 공개했다"고 보도했다. 틱톡을 미국에서 내쫓으려는 의원들을 설득시키기 위해 콘텐츠 추천 알고리즘을 감시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드는 게 핵심 내용이다.
틱톡은 미국 젋은 세대가 즐겨 쓰는 소셜미디어다. 모기업이 중국 기업(바이트댄스)라는 점에서 중국 정부가 미국 사용자 데이터에 접근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미국에서 틱톡 운영을 금지하는 초당적 법안을 공동 발의한 마이크 갤러거 하원의원(공화당)은 WSJ에 "젊은 사용자들이 단순히 멍청한 비디오를 보기 위해 틱톡을 사용한다는 게 우려되는 게 아니다"라면서 "그들이 뉴스를 얻기 위해 틱톡에 의존하고 있는 게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런 이유에서 일부 미국 주정부는 정부 소유 기기에서 틱톡 사용을 금지했다. 최근에는 대중 강경파 의원을 중심으로 틱톡을 아예 미국에서 퇴출시켜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틱톡이 벼랑 끝에 몰리자 콘텐츠 알고리즘 감독권 제공과 같은 특단의 대책을 꺼내들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틱톡 미국 사용자 정보를 저장하는 서버를 운영할 미국 정보기술(IT)기업 오라클에 틱톡 콘텐츠와 관련된 모든 시스템을 공개하는 것도 제안됐다. 익명의 관계자는 "틱톡 시스템을 실행하는 코드는 오라클과 제3자 모니터에서 모두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WSJ는 "틱톡은 이러한 조치가 시행되면 틱톡이 미국 시민들에게 위협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의원들을 설득하고 있다"면서 "틱톡이 합의에 이르지 못할 경우 미국 정부는 틱톡 미국 사업부를 강제 매각시키거나 미국 시장을 떠나도록 할 수 있다"고 전했다.
허세민 기자 semi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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