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미국 증시가 휴장한 가운데 유럽 증시는 인플레이션 둔화 기대 속에 강세를 보였다. 17일 국내 증시는 단기 상승에 따른 차익실현 매물이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이날 오전 11시 발표되는 중국의 지난해 4분기 국내총생산(GDP) 증가율도 증시에 영향을 줄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 증시 하락 출발 예상
국내 증시는 전일 코스피지수가 2400포인트를 터치하는 등 9거래일 연속 상승했다. 단기 상승에 따른 차익실현 물량이 출회되며 이날 증시는 소폭 하락 출발할 것으로 예상된다. 장중 발표 예정인 중국 경제지표에 영향을 받으면서 박스권 장세를 연출할 가능성이 있다. 서상영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유럽 증시강세를 보인 점은 한국 증시에 긍정적"이라며 "하지만 여러 호재성 재료에도 불구하고 달러화가 강세를 보인 점 등은 한국 증시의 매물 소화 과정을 자극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그는 "한국 증시는 0.3% 내외 하락 출발 후 중국 경제지표 결과에 따른 중국 증시의 변화에 주목하며 매물 소화 과정을 보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염승환 이베스트투자증권 이사는 "9일간의 상승에 따른 부담과 기업들에 대한 실적 우려, 설연휴 불확실성 등으로 다소 눈치보는 장세가 펼쳐질 전망"이라며 "2주간 지수가 7%정도 상승한만큼 무리한 추격보다는 조정을 이용한 비중확대 전략으로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최근 국내 증시에서는 업종 간 순환매 장세가 지속되고 있지만 공통점이 없이 개별 업종 고유 요인에 의해서 주가 흐름이 전개되고 있는 상황"이라며 "전일 은행주, 화학주, 인터넷주를 중심으로 국내 증시가 강세를 보였던 것도 같은 맥락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오늘도 전반적인 대형주들의 상단은 제한된 채 윤석열 대통령의 국빈 방문에 따른 UAE 투자 관련 테마, 중국 리오프닝 테마, 로봇 테마 등 개별 테마성 재료들을 중심으로 단기 트레이딩 장세가 연출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했다.
■유럽 증시 상승 마감
전날 미국 주식시장이 마틴루터킹데이로 휴장한 가운데 유럽 증시는 천연가스 가격 급락 등의 영향으로 상승 마감했다.독일 DAX지수는 0.31%, 영국 FTSE100지수는 0.20% 오른채 장을 마감했다. 프랑스 CAC40지수는 0.28%, 유로스톡스50지수는 0.15% 각각 올랐다.
유럽 증시는 천연가스 급락으로 에너지 위기 이슈가 사라진 가운데 경기에 대한 자신감이 유입되며 상승세를 타고 있다. 유럽 증시는 지난해 4분기 이후 25% 가까이 오르고 있다.
특히 다보스 포럼에서 재닛 옐런 미국 재무장관과 류허 중국 부총리가 경제 발전을 위한 만남을 가질 것이라는 소식이 전해진 점이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유럽 증시가 연초 강한 랠리를 보이면서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뜻밖의 게임체인저로 등장했다"며 "천연가스 급락발 물가 압력 둔화, 시중 금리 하락, 체감지표의 저점 통과 등 천연가스 급락의 효과가 순차적으로 가시화되면서 주가 랠리를 견인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박 연구원은 "연초 중국 리오프닝 기대감이 강화되고 있음을 고려하면 대중국 수출 회복은 직간접적으로 독일 등 유로존 경기 반등에 기여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확산되고 있다"며 "상반기 중 유럽 증시의 추세적 상승을 예상하지만 현재의 랠리 속도를 유지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하며 유럽 증시의 숨 고르기 가능성도 염두에 두어야 할 것"이라고 했다.
■다보스 포럼 개막
전세계 정·재계, 학계의 유명 인사가 모여 지구촌 현안을 논의하는 세계경제포럼(WEF·다보스포럼) 연차총회가 16일(현지시간) 스위스 다보스에서 막을 올렸다.포럼 창립자인 클라우스 슈밥 WEF 회장은 "우리는 앞으로 더 많은 위기와 동시에 맞닥뜨릴 수 있지만 각국 정부와 시민사회를 비롯해 모든 세대를 아우를 플랫폼을 마련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각국을 대표하는 리더들이 열띤 토론을 벌이는 포럼 일정은 17일부터 시작된다. 재닛 옐런 미 재무장관과 류허 중국 부총리는 18일 회담을 할 예정이다.
미 재무부는 성명에서 "양측이 거시 경제 발전을 비롯한 기타 경제 문제에 대해 의견을 교환할 것"이라고 밝혔다. 두 장관이 대면으로 만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들은 그간 세 차례에 걸친 화상 회담만 진행했다.
이번 만남은 지난해 11월 미중 정상회담(발리) 합의를 이행하고 거시경제와 금융정책 조율을 강화하기 위한 것으로, 양측은 양호한 소통을 유지하고 있다고 중국 상무부 대변인은 전했다.
앞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지난해 11월 14일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주요20개국(G20) 정상회의를 계기로 첫 대면 정상회담을 개최하고 북핵 문제를 비롯해 주요 현안을 논의했다.
이번 회담은 정상 간 만남에 이은 후속 조치 성격이지만 정상회담 이후 양국간 긴장관계가 해소되지 않고 있어 갈등을 해결하기 위한 돌파구가 마련될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분석이다.
■비트코인 상승세 언제까지
올해 연초부터 가상화폐 시장이 랠리를 이어가면서 대장주 비트코인에 대한 기대감이 달아오르고 있다. 전문가들은 올해 비트코인이 지난해의 급락에서 어느 정도 회복한 뒤 내년 이후부터 다시 본격적인 강세를 이어갈 것이라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미 동부 기준 16일 낮 12시 5분(서부 오전 9시 5분) 현재 비트코인 개당 가격은 0.35% 오른 2만1016달러(약 2608만 원) 안팎에 거래되고 있다.
비트코인은 지난 14일 두 달여 만에 2만 달러선을 회복한 데 이어 2만1000달러 선에서 움직이며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1만7000달러 아래에서 움직이던 작년 말보다 약 25% 상승한 수준이다.
벤처 및 가상화폐 투자가인 빌 타이는 "악재가 더 있기는 하겠지만 많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며 "비트코인은 바닥을 쳤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사상 최고가를 기록했던 2021년 11월 6만9000달러선까지는 아니더라도 전문가들은 올해를 비트코인의 회복기로 예상했다. 지난해 비트코인의 급락을 주도했던 인플레이션이 둔화하고 있고, 가상화폐 거래소 FTX 붕괴 등 시장이 악재에서 벗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디지털 자산운용사인 코인셰어즈의 멜템 데미로스 최고전략책임자는 상승폭은 제한되겠지만, 비트코인 가격이 높게는 2만5000∼3만달러에 형성될 수 있다고 봤다.
이에 올해 회복기를 거쳐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강세를 보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가상화폐 거래소 비트스탬프의 장 밥티스트 그래프티오 글로벌 최고경영자(CEO)는 "기관투자가의 관심이 증가하고 있다"며 앞으로 2년에 걸쳐 강세장이 올 수 있다고 내다봤다.
다만 전문가들은 비트코인이 주식과 같이 금리 변화와 인플레이션 등에 영향을 받는 만큼 거시경제적 상황 변화를 주시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오늘 실내마스크 해제 논의 시작
정부 차원의 실내마스크 착용 의무 해제 논의가 17일 시작된다. 국가감염병위기대응자문위원회는 이날 오후 화상회의를 열고 실내마스크 의무 조정 시기 등에 대해 논의한다. 이 위원회는 코로나19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의 전문가 자문 기구다.위원회 차원의 논의 결과를 토대로 중대본이 18일 혹은 20일 회의를 열고 실내마스크 의무 해제 시점을 결정할 가능성이 있다. 방역 당국은 앞서 실내마스크 착용 의무를 대중교통, 복지시설, 의료기관을 제외한 시설에 대해 1단계로 먼저 풀고, 추후 유행 상황을 본 뒤 완전히 해제하는 식의 '2단계 해제' 방안을 추진하기로 한 바 있다.
이번 논의를 통해서는 1단계 해제의 세부 조건이나 시점 등을 결정할 계획이다.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나 재원 중 위중증 환자 수 등 방역 지표는 최근 안정적으로 감소하는 추세다. 지난 1주일간(8~14일) 신규 확진자는 30만명 수준으로, 2주 전인 1월 1주(1~7일)의 41만 명 대비 약 27% 감소했다.
국가감염병위기대응자문위원장인 정기석 코로나19 특별대응단장은 전날 브리핑에서 "실내마스크 의무 해제가 멀지 않았다"며 "의무를 해제한다고 해서 급격하게 유행이 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1단계 해제 시점을 정하는 데에는 이번주 토요일(21일)부터 시작하는 설 연휴가 변수가 되고 있다. 인구 이동이 많은 설 연휴 직전 마스크 의무가 해제된다면 이번 연휴를 계기로 확진자 수가 급증할 수 있다. 또 설 직전 해제 시점을 발표할 경우 개인 방역에 대한 경계심이 과도하게 누그러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이번 주 중 중대본 회의에서 의무 해제 시점을 설 연휴 직후로 정할 것이라는 예측이 가능하지만, 설 연휴 유행 가능성에 대한 부담 때문에 중대본 차원의 결정은 더 늦춰질 여지도 있다.
이태훈 기자 beje@hankyung.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