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풍선값 40만원 돌려내"…BJ 스토킹한 20대男의 최후

입력 2023-01-18 11:25   수정 2023-01-18 11:32


인터넷방송 진행자(BJ)를 스토킹하고 가족을 해치겠다고 위협한 20대 남성에게 실형이 선고됐다. 이 남성은 BJ의 집에 찾아가려고 택시를 빼앗아 몰다가 교통사고를 낸 혐의도 받았다.

18일 인천지법 형사15부(이규훈 부장판사)는 스토킹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과 특수강도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A(28)씨에게 징역 3년 6개월을 선고하고 40시간의 스토킹 치료 프로그램 이수를 명령했다고 밝혔다

A씨는 지난해 6월 BJ로 활동하던 30대 여성 B씨에게 60차례 이상 메시지를 보내고, 전화를 걸었다. 그는 접이식 칼을 접었다가 펴는 동영상을 B씨에게 2차례 보내기도 했다. 재판 결과 그는 2013년부터 B씨의 개인 방송을 자주 시청하며 후원금을 보냈고 이후 "사랑한다. 보고 싶다"며 집착한 것으로 조사됐다.

A씨는 "지금까지 후원한 별풍선이 8000개인데 그중 4000개에 해당하는 40만원을 돌려달라"고 요구했다. B씨가 이를 거부하자 "너희 집에 찾아갈게. 너희 아버지부터 죽여줄까"라며 B씨를 협박했다. 별풍선은 1개당 100원이며 BJ는 수수료를 제외한 금액을 받는다.

실제로 그는 같은 달 6일 B씨 집에 찾아가기 위해 택시를 빼앗아 경기도 군포시까지 40㎞ 넘게 운전했다. A씨는 경찰 순찰차를 따돌리려는 과정에서 다른 택시를 들이받고도 그대로 달아났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반복해서 스토킹했고 피해자 집에 찾아가기 위해 택시를 빼앗았다"며 "도주 과정에서 교통사고를 내 2명이 다쳤다"고 밝혔다. 이어 "집요한 스토킹으로 피해자가 상당한 정신적 피해를 겪은 것으로 보인다"며 "범행을 모두 인정하지만, 죄질이 불량한 점 등을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진영기 한경닷컴 기자 young71@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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