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당권주자인 안철수 의원은 19일 대통령실, 친윤(친윤석열)계 의원들에 이어 다수의 당내 초선 의원들까지 나경원 전 의원에게 공세를 퍼붓는 데 대해 "집단린치로 표현할 만한 그런 일들은 더는 생기지 않았으면 한다"고 우려를 표했다.
안 의원은 이날 대구 서문시장에서 기자들과 만나 "더는 이렇게 분열돼선 안 된다"면서 이렇게 말했다. 그는 "전당대회가 당원들의 축제가 되고, 국민의 관심을 끄는 컨벤션 효과를 얻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간 안 의원은 전당대회 흥행을 이유로 나 전 의원의 출마를 꾸준히 촉구해왔다.
안 의원은 과반 득표자가 없을 시 1, 2위 후보가 승부를 다시 가리는 결선투표에서 승리할 수 있다는 자신감도 내비쳤다. 그는 "결선투표에서 1위를 할 자신이 있다"며 "이번 전당대회의 특징은 결선투표가 있는 것 아니겠냐"고 했다.
그간 결선투표제는 친윤 후보에 표를 결집하겠다는 의도로 마련한 '안전장치'라는 평가를 받아왔다. 하지만 최근 나 전 의원이 친윤계 의원들과 대립각을 세우면서 상황이 달라졌다는 게 여권 관계자들의 중론이다. 결선에서 유력한 친윤 후보인 김기현 의원에 나 전 의원이나 안 의원이 맞설 경우 '비윤 및 수도권' 표가 한곳으로 쏠릴 수 있어서다.
이와 관련 안 의원도 "결선투표 때 과연 누가 수도권에서 이길 것인가, 누가 더 확장성이 있는가, 그런 점을 두고 당원들께서 결정하실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수도권 중심으로 대응해야만 수도권에서 이길 수 있는데, 그런 뜻에서 나 전 의원과 생각을 공유하고 있는 지점이 있다"고 연대 가능성도 열어뒀다.
안 의원은 최근 일부 여론조사에서 김 의원이 1위를 차지한 데 대해선 "조사 방식에 따라 세 후보(김기현·나경원·안철수)가 그렇게 차이 나지 않고, 제가 1위를 하는 경우도 제법 있다"고 말했다.
한편, 리얼미터가 미디어트리뷴 의뢰로 지난 16~17일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02명을 대상으로 차기 당대표 적합도를 물어 이날 발표한 결과에 따르면 김 의원이 40.3%를 기록해 오차범위 밖 선두를 달렸다. 나 전 의원은 25.3%로, 김 의원과 나 전 의원 간 격차는 15.0%포인트에 달한다. 이어 안 의원 17.2%, 유승민 전 의원 8.1%, 윤상현 의원 3.1%, 기타 1.6%, '잘 모름' 4.3%로 나타났다.
당대표 당선 가능성 조사에서도 김 의원이 44.4%로 가장 높았다. 이어 나 전 의원 26.9%, 안 의원 12.1%, 유 전 의원 7.1%, 윤 의원 2.9% 등 순이었다. 이번 조사는 유무선 임의전화걸기(RDD) 자동응답(ARS) 방식으로 실시했다. 응답률은 3.2%,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2.8%포인트(국민의힘 지지층 표본오차는 ±4.3%포인트)다. 자세한 여론조사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된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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