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먼 "인플레 여전" vs 고먼 "정점 지났다"

입력 2023-01-20 16:29   수정 2023-01-27 18: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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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가문에서 나와 월가의 대표 라이벌 은행이 된 JP모간체이스와 모건스탠리의 최고경영자(CEO)가 인플레이션과 경기 전망에 대해 상반된 시각을 드러냈다. 제이미 다이먼 JP모간 CEO는 물가가 쉽게 잡히지 않을 것이라며 추가 긴축을 주문했다. 반면 제임스 고먼 모건스탠리 CEO는 물가가 고점을 찍었다며 긴축 속도 조절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두 사람은 중국이 세계 경제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도 대립하는 의견을 냈다.
매파 대표 주자 된 JP모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19일(현지시간) 월가의 대표적 거물인 다이먼 CEO와 고먼 CEO가 물가 상승 압력과 미 중앙은행(Fed)의 정책 방향을 놓고 서로 다른 의견을 제시했다고 분석했다. 다이먼 CEO는 이날 세계경제포럼(WEF)이 열린 스위스 다보스에서 CNBC와 인터뷰하고 “기저 인플레이션이 빨리 사라지지 않을 것이기 때문에 미국 기준금리가 연 5%보다 더 높아질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이 가벼운 경기침체를 겪는다면 기준금리는 연 6%에도 이를 수 있다”고 내다봤다. 지난달 열린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Fed 인사들이 전망한 올해 말 기준금리 중간값은 연 5.1%이지만 실제는 더 높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그는 “에너지 가격 하락과 중국 성장 둔화는 최근 인플레이션 완화에 도움이 됐지만, 일시적일 것으로 생각한다”며 “중국은 더 이상 물가 하락을 유도하는 변수가 아니며, 에너지 가격도 향후 10년간 상승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어느 정도 경기침체가 있을 것”이라면서도 “나는 침체에 대해 걱정하느라 시간 낭비하지 않고, 미국의 성장을 훼손하는 잘못된 정책을 우려하고 있다”고 했다.

FT는 “Fed 인사들은 대부분 기준금리가 연 5% 이상이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고 올해 금리 인하는 없다고 얘기하고 있다”며 “다이먼 CEO도 Fed 인사들처럼 매파적(통화 긴축 선호) 입장을 취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날 Fed의 2인자인 레이얼 브레이너드 부의장도 다이먼 CEO와 비슷한 의견을 냈다. 브레이너드 부의장은 시카고대 부스경영대학원 강연에서 “최근 물가상승률이 둔화하긴 했으나 여전히 높은 편”이라며 “물가상승률을 2% 목표치로 되돌리려면 당분간 제약적인 통화정책을 유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모건스탠리는 비둘기파 입장
고먼 CEO는 인플레이션과 중국에 대해 다이먼과 다르게 판단했다. 그는 “최근에 아주 중요한 두 가지 상황이 바뀌었다”며 “첫째는 인플레이션이 분명히 정점을 지났다는 사실이고, 둘째는 중국의 피벗(정책 전환)”이라고 소개했다. 이어 “중국의 리오프닝과 미·중 재무장관 회담도 세계 경제 성장에 희소식”이라고 해석했다.

이를 반영해 고먼 CEO는 긍정적인 전망을 했다. 그는 “올해는 지난해보다 더 좋아질 것 같다”며 이른바 ‘4·4·4’ 시대를 예고했다. 물가상승률과 실업률이 4%대를 기록해 기준금리도 연 4% 수준을 유지할 것이란 설명이다. 그는 “4·4·4 정도면 ‘행복의 나라’에 있는 것”이라며 “물가상승률이 4% 수준에 들어올 때 금리 인상을 중단하는 게 적절하다”고 지적했다.

고먼 CEO는 올해 기준금리 경로에 대해선 “2월과 3월에 0.25%포인트씩 인상하고 금리 인상을 중단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 전망대로라면 현재 연 4.25~4.5%인 기준금리는 연 4.75~5.0%가 된다. 금리선물 시장에서 보는 올해 최종금리 수준인 연 4.8%와 비슷하다. 고먼 CEO는 “Fed가 인플레를 3~4%에서 안정시킬지 아니면 2%로 낮추기 위해 더 노력할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JP모간은 1871년 존 피어폰트 모건이 세운 금융사다. 1935년에 모건의 손자인 헨리 모건과 해럴드 스탠리는 두 사람의 성을 따 모건스탠리를 설립했다.

워싱턴=정인설 특파원 surisur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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