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새 늘어난 음식들…차례상은 본래 간결해야"

입력 2023-01-21 08:30   수정 2023-01-21 15:27

"차례는 본래 조상에게 예를 올리는 간단한 의식을 뜻합니다."

김미영 한국국학진흥원 수석연구위원은 21일 이 같이 말하며 "전통 격식을 지키는 종가는 술, 떡국, 전 한 접시, 과일 한 쟁반 등 주자가례 원칙을 벗어나지 않는 차례상을 마련한다"고 강조했다.

김 수석연구위원 등에 따르면 예법 지침서인 주자가례에도 차례상에는 술 한잔, 차 한잔, 과일 한 쟁반을 차리고 술도 한 번만 올릴 뿐 축문도 읽지 않는 것으로 돼 있다.

애초부터 차례(茶禮)는 설과 추석 같은 명절이 돌아왔음을 조상께 알리는 의식으로 이때 차(茶)를 올리는 습속에서 유래했다.

제사는 고인의 기일에 조상의 영혼을 모셔와 음식을 대접하는 의례다. 그래서 명절 차례상에는 차가 중심이 되고, 기일 제사상에는 각양각색의 음식이 차려진다고 한다.

김 수석연구위원은 "원래 간결했던 차례 음식이 경제적 여유가 생겨나고, 유통구조가 발달하며, 조상을 잘 대접하고 모신다는 생각에 여러 가지 음식을 마련하며 점차 늘어났다"라며 "우리 사회에서 차례상은 사라지고 제사상만 남게 됐다"고 지적했다.

그는 "많고 크다고 해서 좋은 게 아니다"라며 "전통 예법은 모자라는 것보다 넘쳐나는 것을 경계했다"고 강조했다.

차례상에 술과 과일 등 간단한 음식을 차리지 않고 제사 음식을 잔뜩 올려놓으면 '참람'(僭濫·지나치거나 넘침)이며, '비례'(非禮·예에 어긋남)라는 설명이다.

김 수석연구위원은 "차례상을 본래 모습으로 되살릴 수 있도록 올해부터라도 차례상에서 과감하게 제사 음식을 걷어내는 건 어떨까 제안한다"고 전했다.

신민경 한경닷컴 기자 radi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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