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역수지에 비상이 걸렸다. 올 들어 20일 만에 무역수지 적자가 100억달러를 넘어서면서다. 한국의 간판 상품인 반도체 수출이 14년 만에 30% 넘게 급감한 데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로 국제 에너지 가격도 고공행진하고 있어 당분간 무역수지 개선이 쉽지 않다는 관측이 나온다.
무역적자가 확대된 가장 큰 원인은 반도체 수출 감소다. 반도체는 한국의 최대 수출품이다. 지난해 1321억4000만달러어치가 해외에 팔려 한국 전체 수출(6837억5000만달러)의 19.3%를 차지했다. 이런 반도체 수출이 지난해 8월부터 12월까지 5개월 연속 감소(전년 동기 대비)한 데 이어 올 들어 1월엔 감소폭이 훨씬 커졌다. 이달 1~20일 반도체 수출은 44억2600만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34.1% 급감했다. 2009년 3월(-36.2%) 후 14년 만의 최대 감소폭이다.
반도체 수출이 줄면서 이달 1~20일 전체 수출은 2.7% 줄었다. 이로써 수출은 4개월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할 가능성이 커졌다. 반도체 외에도 정밀기기(-9.9%) 철강제품(-11.2%) 컴퓨터 주변기기(-44.9%) 가전제품(-47.5%) 수출이 큰 폭으로 감소했다. 차량용 반도체 공급이 개선된 승용차(45.7%)와 유가 상승으로 마진이 확대된 석유제품(18.8%) 수출이 늘었지만 전체적인 수출 감소세를 뒤집기엔 역부족이었다. 수입액은 9.3% 증가했다. 원유(11.3%) 가스(14.1%) 석탄(40.5%) 등의 수입액이 모두 두 자릿수 증가율을 기록했다. 원자재 가격이 급등한 여파다.
작년 10월 1400원대를 기록한 원·달러 환율이 최근 1200원대로 하락한 점도 단기적으로 교역조건을 악화시킨 요인으로 꼽힌다. 이달 1~20일 무선통신기기(87.9%)와 승용차(62.3%) 수입이 큰 폭으로 늘어난 것도 환율 하락(원화 강세)과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 기간 대중 수출은 24.4% 감소한 반면 수입은 9.7% 증가했다. 대중 수출은 이미 지난달까지 7개월 연속 감소했다. 1월에도 수출이 줄어들면 8개월째 뒷걸음질 치게 된다.
베트남(-13.3%) 대만(-27.5%)에 대한 수출도 올 들어 줄었다. 그나마 미국(18.1%) 유럽연합(16.7%) 일본(3.3%)으로의 수출은 늘었다.
이창양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이날 한 방송에 출연해 “세계 경기 침체로 우리 수출에 대한 수요가 많이 감소했고 주력 상품인 반도체 가격 하락 또한 수출에 부담이 되고 있다”면서도 “하반기가 되면 경기가 나아지면서 수출이 회복되는 ‘상저하고’ 현상을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1월부터 무역적자가 쌓이고 수출이 감소하면서 ‘올해 수출을 플러스로 만들겠다’는 정부 계획에 빨간불이 켜졌다.
정의진/도병욱 기자 justjin@hankyung.com
반도체 수출 급감에 무역수지 ‘휘청’
24일 관세청에 따르면 이달 1~20일 무역수지는 102억6300만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새해 들어 국제 유가가 상승한 데다 에너지 수입액도 큰 폭으로 늘어난 만큼 1월 전체 무역적자는 100억달러를 넘을 것이란 관측이 많다.무역적자가 확대된 가장 큰 원인은 반도체 수출 감소다. 반도체는 한국의 최대 수출품이다. 지난해 1321억4000만달러어치가 해외에 팔려 한국 전체 수출(6837억5000만달러)의 19.3%를 차지했다. 이런 반도체 수출이 지난해 8월부터 12월까지 5개월 연속 감소(전년 동기 대비)한 데 이어 올 들어 1월엔 감소폭이 훨씬 커졌다. 이달 1~20일 반도체 수출은 44억2600만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34.1% 급감했다. 2009년 3월(-36.2%) 후 14년 만의 최대 감소폭이다.
반도체 수출이 줄면서 이달 1~20일 전체 수출은 2.7% 줄었다. 이로써 수출은 4개월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할 가능성이 커졌다. 반도체 외에도 정밀기기(-9.9%) 철강제품(-11.2%) 컴퓨터 주변기기(-44.9%) 가전제품(-47.5%) 수출이 큰 폭으로 감소했다. 차량용 반도체 공급이 개선된 승용차(45.7%)와 유가 상승으로 마진이 확대된 석유제품(18.8%) 수출이 늘었지만 전체적인 수출 감소세를 뒤집기엔 역부족이었다. 수입액은 9.3% 증가했다. 원유(11.3%) 가스(14.1%) 석탄(40.5%) 등의 수입액이 모두 두 자릿수 증가율을 기록했다. 원자재 가격이 급등한 여파다.
작년 10월 1400원대를 기록한 원·달러 환율이 최근 1200원대로 하락한 점도 단기적으로 교역조건을 악화시킨 요인으로 꼽힌다. 이달 1~20일 무선통신기기(87.9%)와 승용차(62.3%) 수입이 큰 폭으로 늘어난 것도 환율 하락(원화 강세)과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대중 무역적자도 32억달러
국가별로 보면 이달 1~20일 대중(對中) 무역적자가 32억4000만달러에 달했다. 한국이 중국과의 무역에서 기록한 월간 최대 적자는 작년 10월의 12억6000만달러였다. 그런데 올 들어 20일 만에 적자가 이의 세 배 가까이 쌓였다. 중국은 더 이상 ‘한국의 달러 박스’가 아닐 뿐 아니라 오히려 한국이 대중 무역적자가 고착화되는 걸 우려해야 하는 상황이 된 것이다.이 기간 대중 수출은 24.4% 감소한 반면 수입은 9.7% 증가했다. 대중 수출은 이미 지난달까지 7개월 연속 감소했다. 1월에도 수출이 줄어들면 8개월째 뒷걸음질 치게 된다.
베트남(-13.3%) 대만(-27.5%)에 대한 수출도 올 들어 줄었다. 그나마 미국(18.1%) 유럽연합(16.7%) 일본(3.3%)으로의 수출은 늘었다.
이창양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이날 한 방송에 출연해 “세계 경기 침체로 우리 수출에 대한 수요가 많이 감소했고 주력 상품인 반도체 가격 하락 또한 수출에 부담이 되고 있다”면서도 “하반기가 되면 경기가 나아지면서 수출이 회복되는 ‘상저하고’ 현상을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1월부터 무역적자가 쌓이고 수출이 감소하면서 ‘올해 수출을 플러스로 만들겠다’는 정부 계획에 빨간불이 켜졌다.
정의진/도병욱 기자 justji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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