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조합원 중 현대차, 기아 근로자의 비중이 40%에 달하는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금속노조에 이런 변화는 치명적인 위협이 될 수 있다. 조합원 숫자에 따라 결정되는 ‘세력’과 ‘재정’이 동시에 악화하기 때문이다. 금속노조가 ‘철의 노동자’를 넘어 ‘서비스직’으로 포섭 대상을 늘리기 시작한 배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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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합원 감소는 노조 재정에 직접적인 영향을 준다. 금속노조의 기본 재원은 각 조합원 통상임금(상여금 제외)의 1%에 해당하는 조합비다. 노조는 “작년 임금 인상 효과로도 작년 수준의 예산을 유지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금속노조 결산 수입은 지난해 약 585억원으로, 전년 대비 5억원가량 줄었는데 올해는 이마저도 지키기 쉽지 않을 것이라는 예상이다.
금속노조는 재정 악화에 따른 자구책을 마련하고 있다. 사무실 축소 등이 대표적이다. 노조 측은 “긴축재정을 편성해 지출을 줄일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다.
대표적인 포섭 대상으로 삼성전자판매의 삼성디지털프라자, 하이프라자가 운영하는 LG베스트샵 등에서 일하는 판매직을 제시했다. 두 회사만 합쳐도 직원이 8000명에 달하기 때문이다. 삼성전자판매와 하이프라자의 경우 노조 가입률이 각각 10%, 20% 수준인데 이를 확 끌어올려야 한다는 것이다. 대기업 계열 수입차 딜러사 영업직, 콜센터 및 텔레마케팅 직원, 렌털제품 유지보수 직원 등도 포섭 대상으로 꼽았다.
조직화의 첫 단계부터 노출 위험이 있더라도 노조 준비 사실을 알리고 설득해야 한다는 게 금속노조의 전략이다. 근로자들이 한곳에 모여 있지 않은 만큼 반드시 전국 순회를 통해 노조 가입을 설득하고, SNS도 활용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특히 초기 조직화 이후 흐지부지되지 않도록 금속노조와 해당 지부, 현장 근로자가 팀을 구성해 힘을 합쳐야 한다고 주장했다.
노동계 관계자는 “일부 대기업 정규직을 보호하는 데 전념했던 금속노조가 생산직 고령화라는 부메랑을 맞은 것”이라며 “노동시장 이중 구조를 고착화한 대가를 뒤늦게 치르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일규 기자 black0419@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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