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원 전 국민의힘 최고위원이 25일 3·8 전당대회 최고위원 경선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이준석 지도부'에 몸담았던 김 전 최고위원은 지난해 6·1 지방선거 대구시장 출마를 선언하면서 당 최고위원직에서 사퇴한 바 있다. 김 전 최고위원은 이번 전당대회 원외 후보 중 장예찬 청년재단 이사장과 함께 '친윤(친윤석열)' 주자로 거론된다.
김 전 최고위원은 이날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오는 3월 8일 실시되는 국민의힘 전당대회에 최고위원 후보로 출마하고자 한다"며 "당도 어렵고 나라도 어려운 시절, 집권여당 국민의힘은 정치를 바로 이끌어서 모든 국민이 부유해지고 나라 전체에 정의가 바로 서도록 해야 한다"고 밝혔다.
김 전 최고위원은 "저는 지난 20년간 국민의힘 당원이었다. 당원으로서 제게 맡겨진 소임이 무엇이든 다하겠다"며 "국민의힘의 '최종병기(最終兵器)'를 자처하며 험한 일도 마다하지 않겠다. 보수의 최종병기, 대한민국의 최종병기가 되겠다. 저 김재원은 가장 앞서서 달려 나가고 최후까지 남아있겠다"고 강조했다.
전임 지도부 중 가장 먼저 출마를 선언한 김 전 최고위원은 출마 배경을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최고위원으로서 지금 상황에서 잘 할 수 있을지, 또 과연 우리 당에 제가 필요할지, 그리고 당원 동지 여러분과 국민들께서 어떻게 생각할지 그런 것들을 전반적으로 고민했다"며 "제가 나서서 열심히 해야겠다는 그런 확신을 갖고 이 자리에 섰다"고 대답했다.
'최고위원이 되면 어떤 곳에 중점을 두고 활동할 것이냐'는 질문에는 "이준석 전 대표 시절 최고위원으로 활동하면서 참 많은 어려움을 겪었다. 그때 당시 겪은 어려움이 우리 당에 도움이 됐는지, 아니면 그로부터 새로운 문제가 분출돼 오늘날까지 왔는지, 다양한 생각이 있을 텐데, 저는 그런 어려움이 또다시 반복돼선 안 된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김 전 최고위원은 "제가 최고위원으로 일할 때 당 지도부의 결정 과정이 상당히 민주적이지 못했고, 그 과정에서 많은 분의 의사를 반영하지도 않고 독단적으로 진행되는 걸 자주 보면서도, 당의 화합을 위해 참은 게 굉장히 많다"며 "제가 다시 역할을 맡으면 그런 일이 없도록 제가 나서서 당의 모든 의사일정이 철저히 합리적으로 진행되게 조력할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유력한 당권주자로 꼽혀 왔던 나경원 전 의원이 이날 전격 불출마 선언을 한 데 대해 김 전 최고위원은 "개인적으로 친했던 분이라 참 안타깝게 생각하지만, 나 전 의원은 나름대로 자신 입장에서 좋은 결정을 했으리라 생각하고 앞으로도 당내 발전과 나라에 헌신하는 그런 좋은 역할을 하리라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어 "산티아고 순례길을 한번 걷는 게 좋지 않겠냐"고 덧붙였다.
한편, 현재까지 국민의힘 최고위원 출마를 공식화한 주자는 원내에서 태영호·지성호 의원, 원외에서는 김 전 최고위원을 비롯해 장예찬 청년재단 이사장, 김가람 전 한국청년회의소(JC) 중앙회장, 보수 유튜브 채널인 '신의한수' 신혜식 대표 등이다. 전임 지도부에서 최고위원을 지낸 허은아 의원과 김용태 전 최고위원이 출마를 고심 중이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