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01월 25일 17:32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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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스템임플란트 공개매수 가격 주당 19만원은 직전 1개월 및 3개월 간 평균종가에 각각 40%와 51%의 프리미엄을 적용한 값이다. 지난 20일 종가보다 17% 높다. 1년 최고가인 16만2800원과 비교해도 16% 높은 가격이다. MBK파트너스과 유니슨캐피탈코리아(UCK)의 오스템임플란트 공개매수는 성공할 수 있을까. KCGI 등 '큰손'들이 주당 19만원에 응답할지 여부에 달렸다는 분석이다.
○ 공개매수 응모 둔 손익계산
MBK-UCK 컨소시엄이 정한 공개매수 가격에는 명분이 있다. 경영권 프리미엄을 얹은 대주주 지분 매입가격과 같다. 소액주주들에게도 시가 대비 프리미엄이 반영된 공개매수 금액으로 투자 회수 기회를 제공하겠다는 의미다. 공개매수에 응모한 주식이 최소 매수예정 지분인 15.4%(239만4782주) 이상일 경우 응모된 증권 전량을 매수할 예정이다. 소액주주 입장에서 공개매수 응모는 이득일까. 이날 오스템임플란트 주가는 개장과 함께 급등하면서 장중 한때 18만8000원까지 올랐다가 18만63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소액주주들은 공개매수 기간인 내달 24일까지 계산기를 두드려야 한다. 공개매수에 응하면 세금을 내야 한다. 공개매수는 장외거래로 간주돼 소득세법에 따라 청약주주들에게 양도소득세를 부과한다. 소액주주 양도세율은 대기업의 경우 20%다. 공개매수에 응하지 않고 장내에서 양도소득세 부담 없이 장내매도했을 때와 비교해서 결정해야 한다.
KCGI, 공개매수 순순히 응할까
한 달 동안 주가 추이에 따라 공개매수 성공 여부가 달려있다. 외국인과 기관 '큰손'들의 향방이 중요하다. 특히 행동주의 펀드 KCGI의 행보가 주목된다.현재 오스템임플란트 주식은 라자드자산운용(7.18%), KCGI(6.57%), 국민연금과 KB자산운용이 각각 5.04%씩 보유 중이다. 외국인 지분율은 20일 종가 기준 25.96%다.
단순투자 목적으로 지분을 보유 중인 다른 기관투자가들과 달리 KCGI는 공개매수에 참여하지 않을 가능성이 거론된다. KCGI는 보도자료를 통해 “PEF의 투자를 대환영한다”는 입장을 냈다. 약 12만~13만원의 평균 매입단가를 고려하면 최소 500억원 이상의 시세차익을 볼 수 있다. 하지만 경영 참여를 목적으로 지분을 사들인 만큼 공개매수에 쉽게 응하지는 않을 것이란 분석이다. 오스템임플란트 지분을 매입한 지 얼마 되지 않은 만큼 장기전에 돌입할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
현재로선 UCK 컨소시엄의 공개매수 성공 가능성은 높다는 평가다. 공개매수 목표 범위가 전체 지분의 15% 수준에서 70%대로 광범위하다. MBK-UCK 컨소시엄이 KCGI를 제외한 기관들의 지분을 모두 매입할 경우엔 KCGI도 공개매수에 응할 수밖에 없을 수도 있다.
하지만 주총을 앞두고 KCGI의 목소리가 커질 변수가 생기면 상황이 복잡하게 흐를 수도 있다는 분석이다. 경영권 분쟁 불씨가 생겨 주가가 더 오르면 공개매수는 실패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공개매수 사례 살펴보니
앞서 자발적 상장폐지를 시도한 기업들도 공개매수가보다 주가가 치솟는 사례들이 있었다. 작년 PEF 운용사 케이엘앤파트너스가 맘스터치를 자진 상폐할 당시 공개매수가 이상으로 주가가 뛰며 상한가를 기록했다. 회사가 공개매수 가격 이상으로 주식을 매입해줄 것이란 투자자들의 기대감 영향이었다. PEF 측이 소액주주가 보유한 주식에 대해 공개매수가 이상으로 매입할 계획이 없다고 진화에 나서면서 주가는 하락 조정됐다.
작년 9월엔 SK디스커버리가 SK케미칼 지분 추가 취득을 위해 공개매수를 추진했다. SK케미칼을 자회사로 편입해 경영성과를 개선하겠다는 목표였다. 1대 1.57 경쟁률을 기록하며 공개매수를 성사했지만 일부 주주의 비판 여론이 일기도 했었다. 당시 안다자산운용은 "공개매수가격이 적정주가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너무 낮은 가격"이라 지적했고 싱가포르 행동주의 헤지펀드 메트리카파트너스도 같은 이유로 공개매수 반대 의사를 표명했다.
LG화학의 미국 나스닥 상장사 인수도 공개매수 후 상장폐지 절차를 따랐다. LG화학은 지난해 아베오 파마슈티컬스 지분 100% 인수를 위해 최대 71%가 넘는 웃돈을 지불해야 했다. 당시 아베오의 마이클 베일리 대표는 "주주들에게 전액 현금 프리미엄을 제공할 수 있어 기쁘다"고 밝혔다.
공개매수에 실패한 사례도 간혹 있었다. 산업용 필름 업체이자 코스닥에 상장한 중국 기업 GRT가 작년 초 자진 상폐를 위해 최대주주가 공개매수를 추진했지만 실패했다. 주주들은 매수가격이 기업 미래가치에 비해 낮다고 판단했다.
2020년 옛 쌍용양회(현 쌍용C&E) 사례를 참조할 필요가 있다. PEF 운용사 한앤컴퍼니는 쌍용양회 우선주 상장폐지를 위해 공개매수에 나섰지만 주식 매집에 실패했다. 희망 매수가격이 당시 근래 1년 중 최고가보다도 높았음에도 이후 주가가 상한가를 기록하면서 공개매수가격에 도달하면서 주주들이 응하지 않았다. 2008년 옛 우리투자증권 PEF 마르스제1호의 샘표식품 공개매수와 2003년 이베이의 옥션 공개매수 역시 실패로 돌아갔던 사례들이다.
하지은 기자 hazzy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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