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업계에 따르면 KT서브마린은 이달 이사회를 열고 LS전선으로부터 해저 전력 케이블 포설선(船) ‘GL2030’을 매입하는 방안을 의결한다. GL2030은 8000t급 대형 선박으로, 5000t 상당의 해저 전력 케이블을 선적할 수 있다. 바다 위에서 케이블을 설치할 때 정확성을 높이는 첨단 시스템도 장착하고 있다. KT서브마린은 GL2030을 350억~400억원 정도에 매입할 계획이다.
LS전선은 해저 전력 케이블 사업의 시공 역량을 확보하기 위해 지난해 4월 회사의 첫 번째 포설선인 GL2030을 건조했다. 해저 전력 케이블 생산뿐만 아니라 시공까지 담당하는 ‘턴키’ 서비스로 사업을 확장하기 위해선 포설선이 필수적이다.
LS전선이 KT서브마린에 GL2030을 넘기기로 한 것은 해저 전력 케이블 사업과 관련한 그룹 차원의 분업화 전략 때문이다. LS전선은 지난해 12월 KT서브마린의 유상증자 등에 참여해 지분 16.2%(421만2896주)를 확보했다. 오는 4~7월 중엔 콜옵션을 행사해 KT서브마린 주식 24.3%(629만558주)를 추가 인수해 최대주주에 올라설 예정이다. 해저케이블 생산은 LS전선이 전담하고 시공 및 유지보수는 KT서브마린이 맡는 ‘분업화’를 통해 사업 효율성을 높이겠다는 뜻이다.
KT서브마린은 시공 기술을 보유하고 있지만 핵심 설비인 포설선이 없다. 2020년 서해 화재로 보유 중인 포설선이 침몰했기 때문이다. GL2030 매입을 통해 KT서브마린은 국내외 해저 전력 케이블 공사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게 됐다.
KT서브마린이 LS전선과의 협력을 통해 수주 실적을 끌어올릴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업계에선 KT서브마린이 오는 3월 LS전선의 ‘제주 3연계 해저 케이블 건설 사업’에 참여해 1000억원대 매출을 올릴 것으로 보고 있다. LS전선이 지난해 북미와 유럽, 아시아 시장에서 따낸 1조2000억원 규모 해저 케이블 공사에도 KT서브마린이 적극적으로 참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선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해저 케이블 시장은 2027년 150조원 규모로 확대된다는 전망이 나온다”며 “포설선 매입을 계기로 KT서브마린의 성장성이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황정수 기자 hj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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