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두는 비비고, 주가는…" 1조 증발에 CJ제일제당 개미 한숨 [윤현주의 主食이 주식]

입력 2023-01-29 07:00   수정 2023-01-29 11:19

CJ제일제당 시총 석 달새 1조 증발
바이오부문 실적 둔화 발목 잡혀
NH투자證 “과도한 저평가 … 목표가 54만원”

CJ제일제당 “주주환원책 다각도로 검토”




“만두는 비비고가 정말 맛있는데, 주가를 보면 속이 쓰립니다.”

‘식품업계 대장주’ CJ제일제당에 투자한 개인 투자자의 푸념이다. 27일 주가는 2.77% 오른 35만2500원에 마감했지만, 3개월 전으로 시간을 돌려보면 투자자들의 표정이 밝을 수 없다. 지난해 10월 27일 종가는 41만6500원이었는데 석 달 만에 주가가 15.37% 빠진 것이다. 이 기간 시가총액은 9634억원 증발했다. CJ제일제당의 시가총액은 27일 기준 5조3066억원이다.

증권업계에선 CJ제일제당의 주가 하락 이유를 가공식품 수요 둔화와 바이오 부문의 수익성 악화를 꼽는다. 하지만 지나친 저평가 구간이라며 ‘매수’ 신호를 보내고 있다.



NH투자증권은 최근 보고서에서 “CJ제일제당의 4분기 연결기준 매출액은 7조7256억원(전년 동기 대비 11% 상승), 영업이익은 3071억원(전년 동기 대비 30% 상승)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식품 부문은 쿠팡·롯데 등 일부 유통 업체들과 납품단가 협상이 지연되며 국내 가공식품 매출에 일시적으로 부정적인 영향이 있을 것으로 봤지만 해당 이슈는 오래가지 않을 것으로 분석했다.

주영훈 NH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미국을 필두로 식품 부문의 해외 매출은 여전히 높은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는 만큼 점진적인 회복이 기대된다”고 했다. 다만 “바이오 부문은 아미노산 가격 하락 등 업황이 부진해 영업 이익률 단기 하락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기업 리스크 요인으로는 가공식품 부문 경쟁심화로 인한 점유율 하락 및 수익성 악화와 원재료 가격 변동에 따른 마진 훼손을 꼽았다. 하지만 “실적 둔화를 감안해도 현재 주가는 지나친 저평가 구간”이라며 목표주가 54만원을 제시했다. 27일 기준 12개 증권사의 CJ제일제당 평균 목표주가는 55만5000원이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올해 비비고 중심의 해외 식품사업 성장성 및 영토확장에 주력할 것”이라며 “고부가가치 스페셜티 제품 지속 확대 및 바이오 신사업 역량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주주들을 위해 어떤 노력을 하고 있냐는 질문에 “지난해 2월 처음으로 3개년 배당정책을 발표했고, 음식료 업계 최초로 분기 배당을 도입하는 등 주주친화 정책에 힘쓰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앞으로도 다각적인 방법으로 주주환원 방식을 검토할 것이다”고 했다. CJ제일제당은 오는 2월 13일 국내외 기관투자자 등을 대상으로 4분기 실적 발표를 할 예정이다.

한 대형 증권사 관계자는 “식품업계 전반적으로 원가상승에 대한 부담이 지속되고 있다는 것이 약점이지만, 실적 대비 저평가 돼 있는 상태라 길게 보고 저가 매수 기회로 삼아도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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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현주 기자 hyunju@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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