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G는 26일 열린 기업설명회에서 KGC인삼공사의 분리 상장이 현시점에서 바람직하지 않다는 공식 입장을 발표했다. 방경만 KT&G 수석부사장은 “분리 상장 추진은 주주가치 제고 측면에서 실익이 적다고 판단한다”며 “최근의 인적분할 사례를 검토했을 때 기업가치에 거의 영향이 없었다”고 말했다.
분리 상장이 되레 KGC인삼공사에 ‘독’이 된다는 게 KT&G의 주장이다. KT&G의 해외 네트워크 활용이 어려워져 KGC인삼공사의 해외 진출 경쟁력이 약화하고 정부·농민에 대한 대응 노하우, 면세점 등 유통채널에 대한 공동교섭력 등 양사가 공유하던 유·무형 시너지 효과가 사라진다는 것이다.
행동주의 펀드의 또 다른 요구사항인 주주가치 제고와 관련해서는 약 9000억원 규모의 주주환원 전략을 내놨다. 올해 자사주 매입으로 3000억원, 배당금으로 5900억원을 주주들에게 돌려줄 계획이다. 연내 반기배당도 한다. KT&G는 내년 이후에도 배당금을 꾸준히 늘릴 예정이다. 구체적인 환원 계획은 올 하반기 공개한다.
이날 KT&G는 △궐련형 전자담배 △건강기능식품 △해외 일반담배 사업을 3대 핵심사업으로 삼아 2027년 ‘매출 10조 클럽’에 가입하겠다는 청사진도 공개했다. 이를 위해 5년간 3조9000억원의 설비투자를 단행한다. 글로벌 일반담배 사업을 통해 거둔 이익을 궐련형 전자담배와 건강기능식품에 투자해 일반담배를 제외한 이들의 매출 비중을 2027년까지 60% 이상으로 확대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지난 19일 FCP는 KT&G에 2차 주주제안서를 보내 KGC인삼공사 분리 상장과 주주환원 확대 등을 요구했다. 지난해 11월에는 안다자산운용이 3년간 배당과 자사주 매입에 매년 추가로 5000억원을 사용하라고 요구한 바 있다.
행동주의 펀드들이 KT&G에 대한 협공에 나서면서 오는 3월 예정된 주주총회에서 격전이 예상된다.
양지윤 기자 y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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