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전쟁이 1년 가까이 이어지는 가운데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에서 새로운 공세를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푸틴의 꺾이지 않는 전쟁 의지와 우크라이나의 항전 노력, 서방의 우크라이나 지원 등이 치열하게 대치하면서 이번 전쟁이 제1차 세계대전 때와 유사한 장기간의 소모전에 빠져들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27일(현지시간) 블룸버그 통신은 크렘린궁에 정통한 소식통들을 인용해 러시아가 현재 점령하고 있는 우크라이나 영토를 계속 통제할 수 있게 해줄 자체 휴전안에 동의하도록 우크라이나와 서방 동맹국들에 압력을 가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그러면서 동시에 러시아가 몇 달간의 지상전 패배 후에 주도권을 되찾기 위한 대규모 공격 작전을 준비하고 있다고 전했다.
우크라이나전 참전 러시아군 사상자가 이미 2차 세계대전 이후 다른 어떤 분쟁의 희생자보다 더 많은 수만 명 규모에 이르렀다. 그러나 푸틴 대통령은 군대를 추가로 투입하면 지금까지의 패배를 뒤집고 승기를 잡을 수 있다고 확신하고 있다는 것이다.
소식통들은 러시아군의 대공세가 이르면 2월이나 3월에 시작될 것이며, 올봄에 병력 충원을 위한 새로운 동원령이 내려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우크라이나군이 몇개월 뒤 미국과 유럽이 약속한 주력 전차들을 제공 받기 전에 러시아군의 공세가 시작될 수 있다는 전망이다.
프랑스로 이주한 러시아 정치 전문가 타티야나 스타노바야는 "푸틴은 전쟁 진행 상황에 대해 실망했지만, 자신의 목표를 버릴 준비가 돼 있지 않다"면서 "이는 그의 목표를 이루는 과정이 더 길어지고, 더 피비린내 나며, 모든 사람에게 더 나쁘리라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다만 회의적인 시선도 나온다. 미국과 유럽 주요국들은 지금까지 '레드라인'(금지선)으로 여겨왔던 주력 전차 지원까지 약속하며 우크라이나에 대한 군사지원을 지속해서 강화하고 있는 상황이다.
친정부 성향의 러시아 싱크탱크 국제문제위원회(RIAC)의 안드레이 코르투노프 위원장은 "별다른 변화가 없는 한 우리는 1차 세계대전과 같은 소모전을 보게 될 것"이라면서 "양측 모두 시간이 자신들의 편이라고 믿기 때문에 전쟁이 장기화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신현보 한경닷컴 기자 greaterfoo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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