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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36년 일본 최초의 국산 자동차 ‘도요다 AA’를 출시했다. 그해 10월 사명을 도요다에서 도요타(TOYOTA)로 바꿨다. 발음하기 쉽고, 개인 이름과 사명을 구분하는 게 좋다는 이유에서였다. トヨダ(도요다)로 쓰면 탁점(``)이 들어가 보기 좋지 않고, トヨタ로 써야 획수가 길한 8획으로 맞아떨어진다는 것도 이유 중 하나였다.
도요타는 1950~1960년대 크라운(1955년) 코로나(1957년) 코롤라(1966년)를 잇달아 히트시켰다. 코롤라는 누적 판매량이 4500만 대를 넘었다. 자동차 역사상 가장 많이 팔린 세단이다. ‘필요한 것을 제때 필요한 만큼 생산한다’는 JIT(JUST IN TIME) 생산 방식과 ‘가이젠’(개선·공정개량작업) 등도 빛을 발했다.
세계에서 가장 많은 차를 파는 도요타지만, 전기차 전환 타이밍은 놓쳤다. 지난해 첫 전용 전기차로 내놓은 ‘bZ4X’는 바퀴 볼트가 풀리는 현상이 발생해 출시 두 달도 안돼 리콜 대상이 됐다. ‘도요타 웨이(Toyota way)’라는 신조어를 낳을 만큼 최상의 품질을 자랑하는 회사로선 굴욕적이다.
모빌리티 산업 격변기에 위기를 맞은 도요타가 최고경영자(CEO) 교체 카드를 꺼내 들었다. 창업 4세인 도요다 아키오 사장(66)이 취임 14년 만인 오는 4월 회장(이사회 의장)으로 일선에서 물러나기로 했다. 글로벌 금융위기 시절인 2009년 사장에 취임한 그는 당시 781만 대였던 판매 대수를 2019년 사상 최대인 1074만 대까지 늘렸다. 도요타는 지난해에도 1040만 대(추정치)를 팔아 세계 1위 자리를 지켰다.
아키오는 온라인 기자회견에서 자신을 ‘낡은 세대’ ‘인력거꾼’으로 비유하며 “(신임 사장이) 내가 못한 모빌리티 컴퍼니로의 변혁을 완수했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도요타의 반성과 각오가 동시에 느껴진다.
이건호 논설위원 leek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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