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그램이 그렇게 가볍나요? 뉴진스가 한 손으로 잡고 흔들 만큼요."
"뉴진스 노트북 너무 예뻐요. 비싸도 금방 품절되겠죠?"
노트북 'LG 그램' 신형 라인업을 내놓는 LG전자가 인기 아이돌 '뉴진스'를 앞세워 10~20대 공략에 나섰다. 뉴진스의 풋풋하고 감각적인 이미지로 브랜드에 젊은 감성을 입히는 동시에 두터운 팬층과 인지도를 통해 국내외 시장 점유율을 끌어올리겠다는 복안이다.
초반 마케팅 성적은 합격점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뉴진스와 협업해 출시를 앞둔 한정판 노트북이 240만원을 넘는 고가에도 젊은 고객층의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LG전자는 오는 2월1일 'LG 그램 스타일 뉴진스 리미티드 에디션'을 공개한다. 이날 오후 8시 LG 라이브 방송에서 선착순으로 한정 수량을 판매할 예정이다.
앞서 LG전자는 뉴진스를 LG 그램의 홍보대사로 위촉하며 "뉴진스와 협업한 LG 그램을 선보이겠다"고 밝혀 기대감을 높였다.
LG전자 홈페이지에 선공개된 뉴진스 에디션은 'LG 그램 스타일(14형)'에 뉴진스를 상징하는 토끼 '버니' 디자인을 적용했다. 노트북 커버와 터치패드 부분, 에디션 굿즈로 제공되는 노트북 파우치, 케이블 스트랩, 마우스 패드 및 마우스에도 버니 디자인이 삽입됐다. 스티커, 뉴진스 DIY(직접 만들기) 편지지, 포스터 등도 한정판 굿즈에 함께 포함됐다.
여러 굿즈가 담긴 한정판 제품이지만 가격은 기존 LG 그램 스타일(249만원)과 동일하다. LG 그램 스타일은 이번에 출시된 그램의 새로운 라인업으로 그램 최초로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디스플레이를 탑재했다. 고급스러운 디자인을 강조한 프리미엄 라인이다.
뉴진스 팬들로선 240만원 넘는 값비싼 굿즈(기념품)인 셈인데 관심이 폭발적이다. 지난 25일 LG전자의 유튜브 채널에 공개된 뮤직비디오 형식 뉴진스 에디션 광고는 공개 하루 만에 70만 조회수를 달성했다. 1200개가 넘는 댓글도 호평 일색이다.
한 누리꾼은 "광고 잘못 만들면 광고 모델한테만 집중돼 제품이 묻히곤 하는데 이번 광고는 뉴진스 멤버들도 너무 예쁘고 제품도 너무 예쁘게 나왔다"며 한정판 그램을 사고 싶다고 썼다.
포털 사이트의 지식 공유 플랫폼(지식 검색)에도 '뉴진스 노트북'에 대한 글들이 여럿 눈에 띄었다. 자신을 고등학생이라고 소개한 한 이용자는 "노트북 커버나 마우스를 따로 살 수 있느냐"고 물어보기도 했다.
노트북을 비롯한 새로운 전자기기(IT) 출시가 소비자들의 큰 관심을 받지 못하는 상황에서 LG전자의 아이돌 마케팅은 시도해봄직한 전략이란 평가가 따른다.
특히 최근 국내 노트북 시장은 저렴한 가격을 내세운 대만 에이수스(ASUS)의 물량 공세에 LG전자와 삼성전자의 양강 구도가 위협을 받고 있다. 시장점유율을 끌어올릴 카드가 절실한 상황에서 인기 아이돌을 구원투수로 내세운 셈이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노트북 시장 점유율은 한때 LG전자와 삼성전자가 80%를 차지했지만 현재는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 애플은 마니아층이 견고하고, 에이수스나 레노버는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가 뛰어나다"며 "소비 주축이 될 젊은 고객 관심을 불러일으키는 측면에서 유명 아이돌을 홍보대사로 기용하고 한정판 제품을 내놓은 것은 영리한 전략이라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김은지 한경닷컴 기자 eunin11@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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