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신흥국 21개국 주식과 채권 시장에 이번주 하루 평균 11억달러(약 1조3500억원)가 순유입됐다고 국제금융협회(IIF) 집계를 인용해 2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2020년 말 중국의 코로나19 방역이 제한적으로 풀린 직후를 제외하고 20여 년 만에 최대다. 자한기르 아지즈 JP모간체이스 애널리스트는 “신흥국 금융시장을 짓눌렀던 경제 불확실성이 해소되고 있다”며 “신흥국에 더 투자하려는 수요도 많다”고 했다.
중국의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이 신흥국 투자 심리를 자극했다는 분석이다. IIF에 따르면 신흥국에 순유입된 하루 평균 자금 11억달러 가운데 8억달러가 중국으로 향했다. 이 훈풍이 다른 신흥국에도 미쳤다는 해석이다. JP모간은 올해 신흥국들의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이 선진국보다 1.8%포인트 더 높을 것이라고 낙관했다. MSCI신흥시장지수는 작년 10월 말 저점보다 약 25% 상승했다.
인플레이션이 둔화하면서 긴축 속도를 늦추는 사례가 늘어난 것도 신흥국 경제에는 호재로 꼽힌다. 전날 캐나다는 주요 7개국(G7) 중 가장 먼저 기준금리 인상을 중단할 가능성을 시사했다. 유럽중앙은행(ECB) 내부에서도 ‘비둘기파’(통화 완화 선호)가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남아프리카공화국은 자이언트스텝(한 번에 기준금리 0.75%포인트 인상) 기조를 중단하고 이날 인상폭을 0.25%포인트로 줄였다. 미국의 지난해 4분기 경제성장률 속보치가 2.9%로 시장 추정치를 웃돌면서 경기 침체 우려도 작아졌다.
일각에서는 신흥국으로의 자금 유입이 지속되기 어렵다는 의견도 제기된다.
신정은 기자 newyeari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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