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전날(26일) 중국 군용기 두 대가 이어도 남서쪽 차디즈(CADIZ)와 카디즈가 겹치는 중첩 구역에 진입해 비행한 뒤 이탈했다. 중국 군용기 한 대는 전날 오전 10시30분 진입했고, 다른 한 대는 오전 11시13분께 카디즈에 들어왔다. 두 군용기가 모두 카디즈에서 빠져나간 시간은 낮 12시인 것으로 전해졌다. 그 뒤 이 중 한 대가 오후 3시4분께 재차 카디즈에 진입했고, 오후 3시29분께 이탈했다. 합참 관계자는 “군은 F-15K 전투기 등이 출동 대비 태세를 갖추고 우발 상황에 대비했다”고 밝혔다.
방공식별구역(ADIZ)은 각국이 미식별 항적을 조기에 식별해 영공 침범을 방지하기 위한 목적에서 임의로 설정한 구역이다. 영공은 아니지만 방공식별구역에 진입하는 다른 나라의 군용기는 해당 국가에 미리 진입 위치 등을 통보하는 게 관행이다.
중국 군용기가 방공식별구역에 넘어온 것은 지난해 11월 30일 이후 약 두 달 만이다. 이날 국방부는 “이종섭 국방부 장관이 오는 31일 서울 국방부 청사에서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부 장관과 한·미 국방장관 회담을 열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국방부 관계자는 “대북 정책 공조, 미국 확장억제 실행력 강화 등 다양한 동맹 현안이 논의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오스틴 장관은 다음달 이뤄지는 한·미 ‘확장억제수단운용연습(DSC TTX)’ 준비 상황을 이 장관과 협의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미 양국은 일반적인 한반도 위기 상황을 가정해 시행한 기존 DSC TTX 연습에서 벗어나 북한의 핵 선제 사용 시나리오를 토대로 대응 방안을 강구한다는 목표다. 오스틴 장관이 윤석열 대통령을 예방하는 일정도 조율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사브리나 싱 미 국방부 부대변인은 26일 브리핑에서 한국 및 필리핀 순방 목적에 대해 “자유롭고 개방된 인도·태평양을 수호하는 공통된 비전을 지지하는 동맹 및 파트너 국가와 협력하겠다는 미국의 깊은 의지를 재확인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미 국방장관 회담에서 중국 및 대만 문제가 일부 다뤄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에 따라 중국 전투기의 카디즈 침범은 미 국방부 장관의 방한에 앞서 존재감을 과시하고, 대미 견제 노선을 명확히 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김동현 기자 3cod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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