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방비 폭탄'을 두고 여야간 공방이 이어지는 가운데, 문재인 정부가 한국가스공사의 요금 인상 요청을 여덟 차례나 묵살했다는 주장이 나왔다.
27일 한무경 국민의힘 의원실이 가스공사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가스공사는 2021년 3·4월 원료비에 대해 전월 대비 12% 인상을 요청했다. 이어 5·6월 4%, 7·8월 20%, 9·10월 34%, 10월 49%, 11·12월엔 무려 88%를 올려 달라고 요청했다. 다음해인 2022년 1·2월 86%, 3월 71% 등 최소 4%에서 최대 88%까지 인상을 요청했다. 그러나 문재인 정부는 이를 동결시켰다는 것이 한 의원실 측 주장이다.
뉴욕상업거래소에 따르면 2021년 초 MMBtu(25만㎉를 내는 가스 양)당 2.52달러였던 천연가스 가격이 6월 말에는 3.65달러로 44%나 급등했다. 같은 해 10월 5일에는 6.31달러까지 오르는 등 연초 대비 1.5배로 뛰어올랐다. 작년 초에는 3.82달러였으나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터진 뒤 다시 폭등하면서 4월 18일에는 7.82달러까지 올랐다.
기간별로 등락은 있었지만 전반적으로 천연가스 가격이 오름세였음에도 불구하고 가스요금은 계속 동결한 것이다. 심지어 2021년 5월에는 원료비를 4% 올려 달라는 가스공사의 요청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3%를 깎은 것으로 나타났다. 문재인 정부는 대선 패배가 확정된 뒤인 지난해 4월에야 4.2%를 올려줬다.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간사인 한 의원은 "제때 제값을 받을 수 있게 정상적으로 올렸다면 일어나지 않았을 후폭풍을 이번 겨울 한파와 함께 난방비 폭등이 고스란히 담긴 고지서로 국민들께 떠넘긴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와 관련해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난방비 폭탄'이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정책 탓이라는 정부 여당의 주장에 대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올겨울 난방비 폭등이 우려된다는 지적이 작년 여름부터 계속돼 왔다"고 반박했다.
신현보 한경닷컴 기자 greaterfoo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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