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해 서울 내 아파트 입주권 거래는 총 73건에 불과했다. 2020년(894건), 2021년(261건) 거래량과 비교해보면 입주권 사고팔기가 크게 둔화되는 추세임을 알 수 있다.
부동산 관련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도 입주권과 관련한 고민 상담 글이 적지 않다. 서울 노원구의 한 재건축 단지 조합원이라고 소개한 A씨는 “신축 전용면적 84㎡를 받으려면 조합원 분양가가 9억9000만원이고 기존 주택 가치 산정에 따른 추가 분담금은 4억원 정도”라며 “현금청산을 받으면 5억9000만원가량 받을 수 있어 고민”이라고 말했다. 예년 같았으면 대출로 입주 때까지 버티겠지만, 미래 가치를 확신할 수 없는 만큼 차라리 지금 떠나는 게 나을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지난해 하반기에도 서울 용산구 재건축 최대 단지로 꼽히는 이촌동 ‘한강맨션’에서도 재건축 초과이익환수제로 내야 할 분담금이 가구당 7억원에 달한다는 시뮬레이션이 나오자 조합원 중 5가구 정도가 현금청산을 신청한 바 있다. 분담금 부담에 한강변과 남산 사이에 자리한 ‘배산임수’ 입지마저 포기한 것이다.
재개발, 재건축 모두 분양계약 체결 전까지는 조합원 지위를 포기할 기회가 있다. 재개발은 조합 설립 동의 여부와 무관하게 모두 조합원이 되는 강제 가입제다. 다만 조합원 분양신청 단계에서 분양계약을 체결하지 않으면 현금청산 대상이 된다. 재건축은 조합 설립 미동의자, 분양 미신청자나 미계약자 모두 현금청산을 신청할 수 있다.
김예림 법무법인 심목 부동산 전문 변호사는 “최근 들어 수도권 외곽이나 지방을 중심으로 현금청산을 선택하고 싶다고 문의해오는 조합원이 크게 늘고 있다”며 “기존 아파트 보유 면적이 큰 조합원일수록 입주권을 포기하고 바로 현금을 받기를 원하는 추세”고 설명했다.
분양 계약 체결 이후에 마음이 바뀌어 입주권을 포기하고 싶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결론은 조합 동의 없이는 불가능하다. 김 변호사는 “부동산 경기가 좋았던 지난해 같았으면 조합이 쉽게 동의해줬겠지만, 최근 들어 조합이 조합원 이탈을 막고자 하기 때문에 동의해 줄 가능성이 작다”고 말했다.
박종필 기자 j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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