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론 모두 한참 전 얘기다. 지금은 많이 바뀌었을 것이다. 그러나 지난해만 해도 시진핑 주석 3연임을 앞두고 성장률 발표를 연기하고, 위드 코로나 전환 후엔 사망자 수를 터무니없게 축소 발표한 게 중국이다.
중국식 통계 조작은 새삼스러운 얘기가 아니다. 조지 오웰이 역저 <동물농장>과 <1984>에서 통계 조작을 통해 피지배 계층을 세뇌·착취하는 독재자를 통렬하게 비판한 게 1940년대다. 70여 년이 지났지만 그런 행태는 여전하다. 러시아와 중국, 북한, 터키, 베네수엘라 등에선 통계 조작과 분식, 은폐가 일상화돼 있다. 일례로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외환보유액과 수출입 실적, 실업률, 세수 등 각종 경제 관련 통계를 공개하지 않고 있다. 서방과의 심리·정보전(戰)에서 밀리지 않기 위해서다.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은 줄기차게 “실업률 사상 최저” “가스프롬 가스 생산량이 증가 중”이라고 주장한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최근 러시아 중앙은행 측이 “시장이 제대로 돌아가려면 정확한 통계가 공개돼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지만 수용될지는 미지수다.
우리도 남 얘기할 형편이 아니다. 직전 정부에서 광범위한 통계 조작이 이뤄졌다는 의혹에 휩싸여 있는 게 현실이다. 소득주도성장 등 국적불명 경제정책을 밀어붙이다 집값, 일자리, 고용지표가 악화하자 청와대와 관련 부처가 조직적으로 이를 분식, 조작했다는 혐의다. 중국 러시아 같은 전체주의 국가 수준이다. 한 점 의혹 없이 엄히 수사해 처벌해야 한다.
박수진 논설위원 psj@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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