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희목 제약바이오협회장 "원료의약품 부족에 보건안보 흔들려…정책 지원 필요"

입력 2023-01-30 18:19   수정 2023-01-31 00:28

6년간 한국제약바이오협회를 이끌어온 원희목 회장(사진)이 임기 만료를 앞두고 정부에 쓴소리를 쏟아냈다. “제약주권 없이는 제약강국도 없다”며 업계가 체감할 수 있는 정책 지원이 필요하다고 했다.

원 회장은 30일 서울 방배동 한국제약바이오협회 건물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같이 말했다. 서울대 약대 출신인 원 회장은 2017년 2월 한국제약바이오협회 회장에 취임했다. 대한약사회 회장, 제18대 국회의원 등을 역임했다. 보건산업계에 몸담은 기간만 40여 년에 달한다. 원 회장은 “우리나라 원료의약품 자급률은 20%대 수준이고, 이는 보건 안보 문제와 직결된다”며 “국가가 자력으로 백신, 필수의약품을 생산할 수 없으면 국민의 생명과 건강을 제대로 지킬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임상 2, 3상 단계의 신약 개발에 정부의 연구개발(R&D) 투자가 집중돼야 한다”며 “제약·바이오를 국가 핵심 산업으로 육성하겠다던 정부 약속을 지켜달라”고 요청했다.

협회에 따르면 미국 정부가 코로나19 백신과 치료제 개발을 위해 기업 등에 지원한 금액만 14조원에 이른다. 4000억원대에 그친 한국과는 대조적이다. 일본은 2015년 범정부 컨트롤타워를 세우고 5년간 제약·바이오 R&D에 8조원을 투입했다. 중국은 2030년까지 자국 바이오산업 규모를 1800조원까지 키우겠다는 청사진을 내놨다. 반면 한국의 지난해 제약·바이오 R&D 예산은 1조8000억원에 불과했다.

원 회장은 “화이자와 모더나는 미국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으로 3년이 걸릴 백신 개발을 3개월 만에 마쳤고, 세계적으로 100조원가량의 부가가치를 창출했다”며 “한국 정부도 최대한 지원하고 신약 창출의 재정적 토대가 되는 보험의약품 가격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고 했다.

남정민 기자 peux@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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