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교역조건 역대 최악…수입은 2년 만에 하락 반전

입력 2023-01-31 14:50   수정 2023-01-31 14:56


지난해 한국의 교역 조건이 역대 최악이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수출과 수입 모두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지만, 원자재 가격 상승 등으로 수입 가격이 수출 가격보다 더 큰 폭으로 오른 영향이다. 수입(금액 기준)은 지난해 12월 25개월 만에 처음으로 하락 반전했다.

한국은행이 31일 발표한 '2022년 12월 무역지수 및 교역조건'에 따르면 지난해 연간 기준 순상품교역조건지수는 85.11로 1년 전보다 8.1% 떨어졌다. 21개월 연속 하락세로, 해당 지수 작성이 시작된 1988년 이후 최저치다. 하락률은 지난 2011년(-11.0%) 이후 11년 만에 가장 컸다.

연간 소득교역조건지수는 전년보다 6.6% 하락한 104.29로,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인 2008년(-8.0%) 이후 가장 큰 하락폭을 기록했다.

지난해 교역조건이 악화한 것은 수출액보다 수입액이 더 큰 폭으로 늘어났기 때문이다. 연간 수출물량지수(122.54)와 수출금액지수(136.77), 수입물량지수(129.56)와 수입금액지수(169.90) 모두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하지만 수입금액지수의 상승률은 19.1%로, 수출금액지수 상승률(6.8%)의 약 3배에 달했다.

품목별로는 광산품(55.9%)과 농림수산품(20.2%)의 수입금액이 큰 폭으로 올랐다. 서정석 한은 경제통계국 물가통계팀장은 "지난해 수입 물량 및 금액의 주요 증가 요인은 광산품으로, 원유·천연가스 등 에너지 중심으로 수입이 크게 늘었다"고 전했다.

2년 넘게 치솟던 수입금액은 지난해 12월 하락세로 돌아섰다. 지난달 수입금액지수는 166.41로, 1년 전보다 2.4% 내렸다. 서 팀장은 "광산품 관련 원유, 천연가스 등의 수입은 증가했지만, 컴퓨터·전자 및 광학기기, 제1차 금속제품은 감소하면서 수입금액지수가 25개월 만에 하락 전환됐다"고 설명했다.

품목별로 보면 공산품 중 석탄 및 석유제품(-22.8%)과 제1차 금속제품(-29.5%)이 큰 폭으로 내렸다. 광산품은 19.9% 올랐고, 농림수산품은 4.7% 하락했다.

수입 물량도 6개월 만에 처음으로 내림세로 전환했다. 지난달 수입물량지수는 134.21로 1년 전보다 1.1%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달 수출금액지수는 전년 같은 기간보다 12.2% 하락한 128.81로 집계됐다. 수출물량지수는 6.3% 내린 124.62를 기록했다. 수출 금액과 물량 모두 3개월 연속 하락세다. 운송장비 등 증가하며 호조세 지속했지만 컴퓨터·전자및광학기기, 반도체 등 주요 수출품과 화학제품 등의 수출이 감소한 데 따른 것이다.

조미현 기자 mwis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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