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디스플레이가 지난해 역대 최대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IT(정보기술) 시장 침체에도 미국 애플 등에 하이엔드(고급) 스마트폰용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공급을 늘리며 안정적인 수익을 거뒀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지난해 매출 34조3800억원, 영업이익 5조9500억원을 기록했다고 31일 공시했다. 2021년과 비교하면 매출은 8.4%, 영업이익은 33.4% 증가했다. 이 회사의 영업이익률은 17.3%로, 이날 발표한 삼성전자 모든 사업부문을 통틀어 가장 높다. 영업이익률 역시 역대 최대 수준이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삼성전자의 자회사로 삼성전자 연결 기준 실적에 포함된다.
경기 침체 장기화로 대부분의 기업이 주저앉은 와중에 삼성디스플레이만큼은 ‘뒷심’을 발휘했다는 게 업계 평가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지난해 4분기엔 매출 9조3100억원, 영업이익 1조8200억원을 기록했다. 분기 기준으로도 역대 최대 수준의 영업이익을 거뒀다.
실적 개선 핵심 요인은 하이엔드 스마트폰용 OLED로 분석됐다. 특히 애플 아이폰14프로 시리즈에 패널 공급을 확대한 영향이 큰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올해 아이폰14프로에 고부가 제품인 저온다결정산화물(LTPO) OLED 패널을 공급했다. 업계에선 아이폰14프로 패널의 70% 이상을 삼성디스플레이가 공급한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전자 스마트폰은 절대적 판매량이 주춤했지만, 기존 패널보다 가격이 높은 폴더블폰용 패널 공급을 늘려 수익성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수익성이 악화됐던 액정표시장치(LCD) 사업을 지난해 6월 완전히 정리하면서 손실을 줄인 영향도 있다.
다만 올해 시장 상황은 녹록지 않을 것으로 회사 측은 전망했다. 인플레이션 및 통화 긴축 기조가 이어지는 가운데 시장 내 경쟁이 심화하는 분위기여서다. 스마트폰 수요 약세로 올해 상반기 매출이나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보다 줄어들 가능성이 높다는 설명이다.
최권영 삼성디스플레이 부사장은 이날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UDC(언더패널카메라), 네로 베젤, 저소비전력 등 소비자가 체감할 수 있는 기술 및 제품을 계속 개발·출시하며 대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주요 경쟁사인 LG디스플레이의 경우 지난해 2조원 이상 영업손실을 내며 적자전환했다. LG디스플레이는 지난해 매출 26조1518억원, 영업손실 2조850억원을 기록했다고 지난 27일 공시했다. 2021년과 비교하면 매출은 12.47% 감소했다. LG디스플레이가 연간 영업손실을 낸 것은 2020년 이후 2년 만이다.
정지은 기자 jeo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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