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앤장 법률사무소가 인도네시아에 진출한다. 광장, 바른에 이어 김앤장까지 출사표를 던지면서 인도네시아 법률시장을 차지하기 위한 대형로펌들 간 경쟁이 더욱 치열해지는 양상이다.
1일 로펌업계에 따르면 김앤장은 현재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 사무소 개설을 준비하고 있다. 현지 근무 인력 선발 등 새 사무소 출범을 위한 막바지 작업을 진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르면 이달 말 사무소를 열고 현지 영업을 시작할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로펌업계 관계자는 "사무소 개설을 위한 준비가 상당히 진척된 것으로 알고 있다"며 "늦어도 3~4월엔 사무소가 문을 열 것으로 관측된다"고 말했다.
자카르타 사무소는 김앤장의 다섯 번째 해외 거점이 될 전망이다. 김앤장은 12년여간 홍콩, 싱가포르, 베트남 호치민·하노이에 차례로 사무소를 내면서 동남아시아 지역으로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김앤장 측은 “현재 자카르타 사무소 설립을 검토 중이지만 구체적인 운영시기와 방식은 확정된 바 없다”고 말했다.
김앤장의 가세로 국내 로펌들의 인도네시아 시장 쟁탈전이 더욱 뜨겁게 달아오를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앞서 법무법인 바른은 지난달 30일 현지 로펌 ‘엘에스더블유 어토니 앤 파트너스’와 합병에 준하는 업무제휴 협약을 맺으며 인도네시아 진출을 공식 선언했다. 광장도 지난해부터 자카르타 사무소 개설준비를 진행하고 있다. 이들 이전에는 태평양·율촌·세종·화우·지평 등이 먼저 터를 잡고 현지에서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내로라 하는 국내 로펌들이 인도네시아 시장 공략에 적극 뛰어드는 것은 이곳이 최근 제조업체들의 해외 생산기지로 새롭게 떠오르고 있어서다. 그동안 근로자 임금이 많이 뛴 중국과 베트남을 대체할 수 있는 지역으로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다. 인도네시아 인구는 2021년 기준 2억7636만명으로 세계에서 네 번째로 많다. 2020년 합계출산율(가임 여성 1명당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출생아 수)은 2.27명으로 젊은 인구가 꾸준히 유입되는 국가이기도 하다.
국내 10대 그룹 대부분이 대규모 설비투자를 진행하고 있을 정도로 많은 국내 기업이 인도네시아를 주요 생산거점으로 점찍었다.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LG에너지솔루션, SK온, GS칼텍스, 포스코, 롯데케미칼 등이 이곳에 대규모 생산공장을 세웠거나 건설을 추진 중이다.
로펌들은 기업들의 투자 확대로 거래구조 설계, 법률 리스크 점검, 계약서 작성 등 여러 법률자문 수요가 함께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몇몇 로펌의 경우엔 올초 경영진이 직접 출장을 가 현지상황을 점검할 정도로 인도네시아 사업에 심혈을 기울이는 것으로 전해진다.
로펌업계 관계자는 “김앤장이 그동안 신중하게 해외 사무소를 개설해왔음을 고려하면 이번에도 기업들의 경영활동과 현지 법률 수요, 다른 로펌들의 전략 등을 철저히 참고해 인도네시아 진출을 결정했을 가능성이 높다”며 “김앤장의 합류가 국내 로펌들의 인도네시아 영업전에 불을 붙이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진성/최진석 기자 jskim1028@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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