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02월 01일 15:21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현대캐피탈의 신용도가 개선되고 있다. 캐피탈 업계 위기론이 대두되고 있는 상황 속에서 나홀로 신용도가 상승해 눈길을 끌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1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한국기업평가는 지난달 31일 현대캐피탈의 신용등급 전망을 기존 ‘AA(안정적)에서 ‘AA(긍정적)’으로 상향 조정했다. 앞서 나이스신용평가도 지난달 4일 현대캐피탈의 신용등급 전망을 ‘AA(안정적)’에서 ‘AA(긍정적)’으로 올렸다. 현재 AA인 신용등급이 AA+로 상향될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뜻이다.
현대자동차그룹과 긴밀한 협업 체계를 구축한 게 높은 평가를 받았다. 현대캐피탈은 현대자동차그룹 계열 할부금융 업체이자 현대자동차와 기아의 전속 금융사다. 현대캐피탈은 현대자동차그룹 보유 지분율이 99.8%에 달한다.
현대자동차그룹이 좋은 실적을 내는 것도 긍정적이다. 현대차는 작년 매출 142조5275억원, 영업이익 9조8198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매출은 21.2%, 영업이익은 47.0% 상승했다. 2010년 새 회계기준(IFRS) 도입 이후 최대 실적이다. 기아는 작년 매출액이 전년 대비 23.9% 증가한 86조5590억원, 영업이익이 42.8% 오른 7조2331억원으로 집계됐다.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역대 최고 수준이다.
윤희경 한국기업평가 연구원은 “현대자동차그룹과 결속력이 강화되는 추세”라며 “비우호적인 영업 환경에도 불구하고 재무 건전성이 우수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캐피탈 업계 신용도는 흔들리고 있다. 자금 조달과 부동산 금융 여건이 나빠져 자산 건전성이 저하될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오케이캐피탈은 지난해 12월 신용등급 전망이 ‘A-(안정적)’에서 ‘A-(부정적)’으로 떨어졌다. 에이캐피탈도 ‘BBB(안정적)’에서 ‘BBB(부정적)’으로 내렸다. 유동성 경색을 겪은 롯데캐피탈도 ‘AA-(부정적)’으로 신용등급 전망이 하향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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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신용평가사들의 캐피탈 업계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할 전망이다. 나이스신용평가는 올해 캐피탈사에 대해 △자산 회수 지연 여부 △조달 비용 증가에 따른 수익성 추이 △차입 부채 리파이낸싱 여부 등을 중점적으로 살펴볼 방침이다.
정부도 캐피털 업계 유동성 확보를 위한 정책 지원에 나선다. 프라이머리 채권담보부증권(P-CBO) 지원 대상에 캐피털사 등 여신전문금융회사가 발행하는 여전채를 포함하기로 했다. 지원 대상도 기존 ‘A-’ 이상에서 ‘BBB-’까지 확대했다. 카드채보다 상대적으로 신용등급이 낮은 캐피탈채가 자금 조달 시장에서 소외를 당하고 있다는 지적을 반영했다.
장현주 기자 blackse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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