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5.2%를 기록했다. 한 달 전(2022년 12월) 대비 0.2%포인트 높아졌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 10월 이후 줄곧 하락세였는데, 석 달 만에 다시 반등했다. 5% 안팎의 상승률이 당분간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2일 통계청에 따르면 1월 소비자물가지수는 110.11(2020년=100)로, 전년 동월 대비 5.2% 상승했다. 물가의 기조적 흐름을 보여주는 근원물가는 5.0% 상승했다. 전월(4.8%) 보다 상승폭이 확대됐다. 2009년 2월(5.2%) 이후 14년 만의 최고 수준이다.
지난달 물가 상승은 공공요금 인상이 이끌었다는 분석이 많다. 작년 12월(5.0%)과 지난달(5.2%)의 차이는 대부분 전기료에서 발생했다는 게 통계청의 분석이다. 전기·가스·수도 물가는 전년 동월 대비 28.3% 높아졌다. 관련 통계 작성이 시작된 2010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지난달 물가 상승률에서 전기·가스·수도의 기여도는 0.94%포인트다. 지난해 물가 고공행진을 이끌었던 석유류(기여도 0.23%포인트)나 가공식품(0.89%포인트) 보다 기여도가 더 크다. 전기·가스·수도 기여도는 지난해 7월 0.49%포인트, 10월 0.77%포인트였는데 지난달엔 1%포인트 가까이로 커졌다.
세부항목별로는 전기료가 전년 동기 대비 29.5% 상승했다. 도시가스와 지역난방비도 각각 36.2%, 34.0% 높아졌다. 작년 4월과 7월, 10월에 이어 지난달 전기요금이 인상된 여파로 해석된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올 1분기 전기요금을 킬로와트시(kWh) 당 13.1원 인상한다고 발표했다. 작년 1년 동안 인상된 전기요금이 19.3원인데, 1분기에만 그와 비슷한 수준으로 올린 셈이다.
다른 분야의 상승률은 다소 둔화됐다. 공업제품 중 석유류 인상률은 5.0%였는데 전월(6.8%)과 비교하면 안정세다. 개인서비스 상승률 역시 작년 12월 6.0%에서 지난달 5.9%로 둔화됐다.
문제는 공공요금 인상이 앞으로도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사실이다. 전기료도 여전히 낮다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고, 가스요금 인상도 예고된 상황이다. 이밖에 지하철 요금 인상 등도 예정됐다. 김보경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하반기가 되면 상반기보다 조금 낮아질 것이라고 본다"고 말했지만, 시장에서는 정부의 연간 물가 상승률 전망(3.5%)은 달성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도 많다.
도병욱 기자 dod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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