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올 1월 마지막 주(지난달 30일 기준) 서울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는 66.5로 전주(66.0) 대비 0.5포인트 올랐다. 매매수급지수는 한국부동산원이 공인중개사무소를 대상으로 설문조사해 수요와 공급 비중(0~200)을 지수화한 것이다. 100보다 낮을수록 집을 사려는 사람보다 팔려는 사람이 많다는 의미다.
서울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는 여전히 기준선인 100을 한참 밑도는 60대에 머무르고 있지만 지난 1월 첫째 주에 64.1을 기록하면서 8개월 만에 처음 반등한 뒤 5주 연속 오름세를 띠고 있다.
특히 노도강이 있는 동북권은 올 1월 마지막 주 매매수급지수가 69.3으로 전주 67.6에서 1.7포인트 뛰었다. 서북, 동북, 도심, 동남, 서남 등 서울 5개 권역 중 가장 큰 상승 폭이다. 서울 강북구에 있는 한 공인중개사무소 대표는 “지난해 말까진 아예 문의조차 뚝 끊겼는데 올 들어선 시세와 거래 조건을 묻는 상담이 늘고 급매 매수 시기를 저울질하는 실수요자가 생겨나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가 내놓은 ‘1·3 부동산 대책’이 시장의 매수 심리 회복에 일정 부분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정부는 지난달 3일 서울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구)와 용산구 등 4개 구만 남겨 놓고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적용 지역과 규제 지역을 전면 해제했다. 서울 등 수도권 아파트를 분양받을 때 최대 5년간 거주해야 하는 실거주 의무도 폐지하고, 분양가 12억원까지만 가능했던 중도금 대출도 분양가와 관계없이 받을 수 있도록 했다. 분양 아파트 전매 제한 기간도 대폭 줄였다.
이와 함께 지난달 30일엔 9억원 이하 주택에 최대 5억원까지 대출해주는 특례보금자리론이 출시됐다. 연 3~4%대 고정금리가 적용되는 데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에서도 자유로운 게 특징이다. 이 때문에 9억원 이하 아파트가 몰려 있는 노도강 지역의 급매물 거래 증가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많았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단기간에 주택 거래가 유의미하게 살아나긴 어렵지만 지난해 하반기 이후 집값이 크게 떨어진 지역에 있는 중저가 아파트의 경우 규제 완화와 특례보금자리론 출시가 맞물려 급매물 중심으로 거래가 이뤄질 수 있다”고 말했다.
김은정 기자 kej@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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