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성그룹의 올해 경영 키워드는 ‘고객’이다. 조현준 회장은 신년사에서 경제 위기 극복 전략으로 ‘고객 몰입 경영’을 내세웠다. 경영 활동의 처음부터 끝까지 고객을 중심에 두겠다는 약속이다.
효성은 납기, 품질 등 측면에서 고객의 요구를 충족시키는 것에서 더 나아가 고객이 미처 예상 못했던 미래 니즈(needs)까지 찾아내 충족시키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고객사들과의 동반 성장은 이 같은 고객 몰입 경영의 핵심 줄기로 볼 수 있다. 조 회장은 평소 “고객사의 경쟁력이 곧 우리의 경쟁력”이라고 강조해 왔다.
효성그룹의 소재 부문 계열사인 효성티앤씨는 스타트업 발굴·지원을 통한 섬유 시장 확대에 힘쓰고 있다. 이 회사는 2018년부터 친환경 패션 스타트업인 플리츠마마와 다양한 방식으로 협업해 왔다. 플리츠마마의 니트플리츠백이 대표적이다. 이 가방은 효성티앤씨가 500mL 크기 폐페트병 16개에서 추출한 폴리에스터 섬유 ‘리젠(regen)’으로 만들어진다. 2021년 지분 참여에 나선 뒤부터는 친환경 섬유의 안정적 공급과 함께 영업 활동, 브랜딩, 글로벌 패션시장 진출 등 지원 범위를 늘려 왔다.
효성티앤씨는 플리츠마마 외에도 성장 가능성이 있는 스타트업에 대한 지원을 확대해 가고 있다. 모던 한복 스타트업 ‘리슬’과 협업을 통해 리젠을 활용한 한복 10여 종을 탄생시켰다.
중소 고객사가 해외 시장을 개척하는 데 대한 지원도 아끼지 않는다. 효성티앤씨는 프리뷰 인 서울, 대구 국제섬유전시회, 상하이 인터텍스타일, 독일 아웃도어 전시회 등 세계적인 섬유 전시회에 고객들과 동반 참가해 왔다.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으로 다수의 전시회가 취소된 때에는 해외 브랜드와의 온라인 화상 미팅 등을 주선하며 판로 개척을 도왔다. 글로벌 섬유·패션 트렌드의 변화를 주제로 한 온라인 전시회, 세미나 등 다양한 비대면 프로그램도 협력사들이 해외 바이어와 접촉할 수 있는 통로가 됐다.
이밖에 효성티앤씨는 고객사별 특성에 맞는 트렌드 정보를 제공하고 신규 원단 개발을 제안하는 맞춤형 상담 ‘크레오라 워크숍’도 진행하고 있다. 한국·미국·중국·홍콩·인도네시아 등 5곳에선 크레오라 ‘패브릭 라이브러리’를 상시 운영하며 협력사가 개발한 원단을 세계 유명 브랜드에 소개한다.
협력사 자체의 경쟁력 제고에 도움 되는 교육·컨설팅도 제공한다. 효성그룹은 지난해 한국에너지공단과 ‘대중소기업 동반성장 업무협약’을 맺고 대중소기업 간 상생 협력을 위한 동반 성장 기반 강화, 온실가스 감축 및 기후변화 대응 관련 사업 공동 추진을 위한 협력체계 구축, 에너지효율 향상 등 분야에서 협력을 강화해 왔다. 애초 효성중공업만 참여해 오던 사업이었지만, 2019년부터 효성티앤씨, 효성첨단소재, 효성화학 등 계열사도 합류했다.
장서우 기자 suwu@hankyung.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