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수원시 영통구의 한 아파트 경매에 97명이 몰렸다. 작년 전국 최고 입찰 경쟁률을 기록한 부천 중동의 아파트(80명)를 뛰어넘는 수치다. 저가 매입 수요가 몰리면서 수도권 아파트 평균 응찰자가 늘고 있다.
6일 부동산경매 전문업체 지지옥션에 따르면 지난달 수도권 아파트 응찰자 수는 평균 8.5명으로 집계됐다. 작년 4월(10.2명) 후 9개월 만의 최대치다.
입찰 인기도를 가늠하는 수도권 아파트 평균 응찰자는 작년 4월 10.2명을 나타낸 이후 부동산 시장 매수심리 위축과 함께 하향 곡선을 그렸다. 작년 9월 평균 5.6명으로 떨어진 뒤 작년 하반기 저가 매수세가 붙으면서 조금씩 반등하고 있다.
최저 입찰가가 감정가의 반값까지 떨어진 세칭 ‘반값 아파트’가 속출한 지역에선 입찰 경쟁이 치열할 정도다. 3일 경매가 이뤄진 수원 영통구 망포동 동수원자이 전용면적 85㎡는 응찰자만 97명이었다. 이는 작년 수도권 최고 경쟁률을 기록했던 경기 부천 중동 중흥마을주공6단지 전용 37㎡(응찰자 80명)를 뛰어넘은 수치다.
동수원자이는 두 차례 유찰되면서 최저입찰가가 감정가(6억4000만원)의 절반인 3억1300여만원까지 내려갔다. 이날 낙찰가는 감정가의 73%인 4억7100여만원이었다. 역대 최고가(6억8000만원·2021년 11월)보다는 낮지만 지난달 실거래가(4억3000만원) 대비 높은 가격이다. 따로 등재된 임차인이 없어 전세보증금을 인수할 위험은 없고 로열층(7층)인 점이 낙찰가에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2일 경매시장에서 매각된 경기 화성 남양읍 주거형 오피스텔 남양도시인 전용 29㎡도 응찰자 29명이 몰렸다. 이 물건 역시 두 차례 유찰을 겪으며 최저 입찰가가 감정가(1억2100여만원) 반값 수준이었다. 보증금 500만원에 월세 40만원을 내는 임차인이 있었지만 보증금 규모가 적은 편이라서 인수에 부담이 없는 수준이다.
이주현 지지옥션 선임연구원은 “경매시장에서 아파트를 저가 매입하려는 수요가 꾸준히 유지되고 있다”며 “특히 신축이나 준신축 단지를 중심으로 실수요자들이 살기 좋은 지역, 교통 환경이 개선된 지역 등을 중심으로 입찰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심은지 기자 summi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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