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M엔터테인먼트(이하 SM)가 신주와 전환사채를 발행해 카카오에 지분 9%가량을 넘기기로 결정한 가운데, 이수만 SM 창업자 겸 최대 주주가 법적 대응을 예고했다.
이수만은 7일 법률대리인인 법무법인 화우를 통해 "SM 이사회가 제3자에게 신주와 전환사채를 발행하는 것은 명백히 상법과 정관에 위반되는 위법한 행위"라고 주장했다.
앞서 SM은 이날 긴급 이사회에서 제3자 배정 방식으로 신주 123만주(1119억원)와 전환사채 114만주(1052억원)를 발행하기로 의결했다. 이는 총 9.05%에 해당하는 지분으로, 카카오가 2171억원을 들여 전부 취득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카카오는 SM의 2대 주주로 올라선다.
SM은 "회사의 경영상 목적을 달성하기 위하여 전략적 파트너로서의 입지와 제휴를 강화하기 위해 증자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에 이수만 측은 즉각 반발했다. 법무법인 화우는 SM 정관이 긴급한 자금조달 등 경영상 필요가 있는 경우에만 신주 또는 전환사채의 제3자 배정을 허용하고 있다는 점을 언급하며 "SM은 현재 상당한 현금성 자산을 보유하고 있어 이사회가 결의한 2171억원이라는 막대한 자금을 조달할만한 경영상의 필요성이 존재하지 않는다"고 했다.
이어 "회사의 경영권 분쟁 상황에서 경영진의 경영권이나 지배권 방어 등 회사 지배관계에 대한 영향력에 변동을 주는 것을 목적으로 제3자에게 신주 또는 전환사채를 발행하는 것은 주주의 신주인수권을 침해하는 것으로 위법하다"며 "SM의 이사회는 제3자에게 일방적으로 신주 및 전환사채를 배정함으로써 현 경영진에 우호적인 지분을 확대하고 지배권 경쟁에서 우위를 확보하고자 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화우는 "이사들에게 문제의 안건이 상정될 것이라는 내용은 바로 전날 저녁에서야 통지되었을 뿐만 아니라, 이러한 결의의 위법성을 지적하면서 반대 의사를 표명한 이사도 있었으나 결국 표대결에서 현재 이사회를 장악하고 있는 공동대표이사들을 포함한 과반수의 이사가 찬성함으로써 제3자배정 신주 및 전환사채 발행 의안은 원안대로 가결됐다"고 했다.
그러면서 "최대 주주의 대리인으로서 위법한 신주 및 전환사채 발행을 금지하는 가처분을 통해 SM 이사회의 불법적 시도를 원천적으로 봉쇄할 것이며, 위법한 결의에 찬성한 이사들에 대해서는 민·형사상 모든 법적 책임을 물을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그간 이수만은 소액주주를 대표하는 얼라인파트너스와 경영권 분쟁을 해왔다. 얼라인파트너스는 1년여간 SM 지배구조 개선을 위한 주주행동을 벌였다. 이들은 이수만이 개인회사 라이크기획을 통해 프로듀싱 명목의 비용을 수령해왔다는 점을 지적하며 지배구조 개선을 요구했다.
이에 SM 이성수, 탁영준 공동대표는 지난 3일 팬과 주주 중심의 'SM 3.0 시대'를 열겠다고 밝혔다. 기존 이수만 중심의 프로듀싱 체계에서 벗어나 SM 소속 아티스트를 5+1개의 제작 센터로 구분, 아티스트 전담 제작/핵심 기능을 배치해 독립적인 의사결정 보장 및 창작 자율성을 존중한다는 내용이었다.
김수영 한경닷컴 기자 swimming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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