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주식에 투자하는 서학개미 투자자들은 이르면 내년 하반기부터 가(假)환율로 원화를 달러로 환전하고, 다음날 다시 정산받는 절차를 거치지 않아도 될 전망이다. 정부가 국내 외환시장 마감 시간을 다음날 새벽 2시로 대폭 늦추기로 하면서 가환율을 적용할 필요가 없어질 예정이기 때문이다.
기획재정부는 7일 발표한 '외환시장 구조 개선방안'을 통해 내년 하반기부터 국내 외환시장 개장 시간을 기존 오전 9시~오후 3시 30분에서 오전 9시~익일 오전 2시로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외환시장이 오전에 열리는 시간은 오전 9시로 똑같지만 마감 시간이 다음날 새벽 2시로 대폭 늦춰지는 것이다.
기재부 계획대로 외환시장 개장 시간이 야간까지 연장되면 서학개미 투자자들의 투자 편이성이 대폭 제고될 전망이다. 지금까지는 서학개미 투자자가 미국 주식에 투자하기 위해선 시장 환율보다 높은 가환율로 환전을 해야 했기 때문이다. 미국 주식에 투자할 수 있는 시간은 한국 시간 기준으로 야간인데, 원화를 달러로 바꿀 수 있는 국내 외환시장은 오후 3시 30분에 이미 마감해 실제 환율을 적용받을 수 없었던 것이다.
이 같은 가환율 적용 시스템으로 인해 투자자들은 동일한 원화로 당초 계획한 만큼의 해외 주식을 매수하지 못하는 문제가 있었다. 또 가환율로 투자한 다음날 오전 9시 국내 외환시장이 개장한 이후 실제 원·달러 환율로 가환율과의 차액을 정산받고, 이 절차를 거쳐 입금된 차액을 다시 은행계좌로 송금해야 하는 등의 불편이 있었다.
하지만 변경된 제도가 시행되면 오전 2시까지도 국내 외환시장 환율로 바로 환전이 가능하기 때문에 당초 계획한 만큼의 투자가 가능해진다. 가환율을 적용받지 않기 때문에 다음날 정산 절차 등을 거칠 필요도 없어진다.
김성욱 기재부 국제경제관리관은 "우선 런던 금융시장의 마감시간인 새벽 2시까지(한국시간) 외환시장 개장 시간을 연장하고, 향후 은행권 준비 상황과 시장 여건 등을 봐가며 단계적으로 24시간까지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정의진 기자 justji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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