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조 조달' KT클라우드, 투자자 낙점하고도 불안불안

입력 2023-02-08 16:12   수정 2023-02-09 0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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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기사는 02월 08일 16:12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KT클라우드의 투자 유치가 급물살을 타고 있다. 지난해 말 불거진 구현모 KT 대표의 연임 이슈로 잠정 중단된지 두 달여 만이다. 구 대표에 대한 정치권의 압박이 여전한 상황에서도 투자 유치 작업이 다시 진행되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8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KT는 자회사 KT클라우드 투자유치 작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사모펀드(PEF) 운용사 IMM크레딧솔루션(ICS)을 투자자로 선정해 약 4000억원의 자금을 받는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또 다른 PEF VIG얼터너티브크레딧(VAC)도 약 3500억원 규모의 투자를 검토 중이다. 회사 측은 오는 3월 중 최종 마무리를 목표로 하고 있다.

KT클라우드는 지난해 하반기 KT의 탈통신 전략에 따라 신성장 산업으로 낙점한 클라우드 산업을 키우기 위해 자금 조달을 추진했다. 최대 2~3곳의 투자자로부터 최대 1조원을 유치해 인터넷데이터센터(IDC)를 세워 급증하는 데이터 수요에 발빠르게 대응하자는 게 KT 측 계획이었다. 대형 PEF들이 대거 공개 경쟁 입찰에 참여할 정도로 관심을 모았다. 지난해 12월 초 진행된 본입찰에서 적격투자후보자 6곳 중 4곳이 참여해 최종 투자자 선정을 앞둔 상황이었다.

제동이 걸린 건 지난해 말 국민연금이 구 대표의 연임을 공식적으로 문제삼으면서다. 구 대표가 지난해 12월28일 이사회를 통해 사실상 연임을 확정한데 대해 이튿날인 29일 국민연금이 절차적 불투명성, 불공정성을 이유로 들어 반대 의사를 드러낸 것이다. 국민연금은 KT 지분 9.95%를 보유하고 있다. 이 여퍄로 KT클라우드 투자 유치도 사실상 중단됐다. 현재까지 국민연금과 정치권의 구 대표에 대한 입장이 특별히 달라진 것은 없는 분위기가 이어지고 있다.

그럼에도 KT가 투자유치 작업에 드라이브를 거는 건 구 대표의 연임 강행 의지와 무관치 않다는 해석이 나온다. 구 대표는 외부 활동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오는 9일 KT의 기업설명회 '코퍼레이트데이(corporate day)'에 참석하는데 이어 27일부턴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리는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MWC)에도 참석한다. 3월 주주총회까지 외부 활동을 자제할 것이라는 예상을 깨고 연임에 대한 의지를 확고히 하겠다는 결단으로 분석된다.

KT 측은 KT크라우드 투자유치는 구 대표의 연임과는 별개의 문제라고 선을 긋고 있다. IDC센터를 설립하기 위한 자금 조달 차원에서 추진되는 것일 뿐이라는 설명이다. 구 대표가 연임에 실패하더라도 투자 유치는 예정대로 진행될 것이라는 얘기다. 투자를 검토 중인 운용사들도 투자유치는 구 대표의 연임 문제와는 직접적 관련이 없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그러나 IB 업계에선 투자 유치가 끝까지 마무리될 수 있을지 의구심을 보내고 있다. 대표의 신변상 문제로 거래가 중단되거나 축소되는 사례는 부지기수기 때문이다. 이번 투자유치는 구 대표의 전략에 따라 추진한 작업 중 하나다. 수천억 규모에 이르는 투자 결정인 만큼 대표의 결단 없이 동력을 받기는 쉽지 않다.

이 사안에 정통한 업계 관계자는 "실무 차원에서는 다시 논의를 하고 있으나 구 대표 연임이 무산되면 투자 유치도 빠그러지거나 지지부진해질 가능성이 크다"며 "투자유치 뿐만 아니라 주요 의사결정들이 홀딩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김채연 기자 why29@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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