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중고차 평균 가격이 1월 다시 급등하면서 인플레이션 우려가 커지기 시작했다. 단일 품목으로는 소비자물가지수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기 때문이다. 미 중앙은행(Fed)이 금리를 인상해서 인플레이션이 완화될 거란 기대감이 갈수록 줄고 있다는 분석이다.
미국의 중고차 경매플랫폼 만하임은 8일(현지시간) 1월 중고차 평균 거래가격이 전월 대비 2.5% 상승했다고 발표했다. 지난해 1년간 15% 하락한 뒤 반전 상승했다. 1월 만하임 중고차 가치 지수는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12.8% 하락했지만, 최근 2개월 연속 상승했다.
인플레이션 인사이트의 오마르 샤리프 대표는 "시장은 인플레이션을 정점을 찍었다고 판단하지만, 중고차 시장은 엉뚱한 방향을 향해 가고 있다"고 했다.
만하임은 1955년부터 중고차 거래 가격 평균값을 추적하기 위해 매년 500만건에 달하는 거래내용을 분석해왔다.
소비자들의 심리를 온전히 반영하기 때문이다. 신차가 발매되기 전에 소비심리를 측정하기 위한 수단으로도 쓰인다. 소비자 입장에선 이 지표를 활용해 신차의 할인율을 점칠 수 있어서다. 중고차 거래 가격이 내려가면 할인율이 높을 거라는 판단에서다.
소비자물가지수(CPI)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크다. 변동성이 큰 식료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CPI를 측정하는 데 4.5%를 차지한다. 샤리프 대표는 "중고차 평균 가격이 1%포인트 상승하면 CPI도 5%포인트씩 올라간다"고 설명했다.
자동차 소매 판매 규모도 커지기 시작했다. 미국 최대 렌터카업체인 허츠의 스테판 쉬어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5주 동안 경매장과 소매점에서 거래되는 중고차 가격이 오르기 시작했다"며 "지난 4주간 회복세가 뚜렷했다"고 했다.
오현우 기자 ohw@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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