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서울시가 실거래가격을 기반으로 한 '서울형 주택실거래가격지수'를 개발했다고 합니다. 다음달 시범 운영한 뒤 연내 본격 운영에 들어갈 계획이라고 합니다. 지자체까지 시민의 불안(?) 해소에 적극 나서는 것 같습니다.
우리나라처럼 주간으로 아파트 가격 동향을 제공하는 나라가 많지 않다고 합니다.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개별단지의 실시간 거래 정보가 올라옵니다. 학계와 공공 등 일각에서 너무 친절한(?) 정보 제공이 시장의 과열과 침체를 부추긴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다른 한편으로 깡통전세나 가격 급락으로 불안감이 커지기 때문에 소비자가 가격 변화에 더 민감할 수도 있습니다.
부동산 가격 지수는 크게 시세 기반 지수와 실거래가격지수로 나눌 수 있습니다. 아파트 매매거래는 계약 체결 후 30일 이내에 신고해야 합니다. 시세 기반 지수는 조사자가 공인중개 업소의 의견을 반영하거나 공인중개사가 직접 기입해서 지수화합니다. 대표적으로 정부 공식 통계기관인 한국부동산원의 주가 아파트 시황과 민간인 KB부동산,부동산R114 등이 있습니다.
이들 기관의 통계 산정 방식이 다릅니다. 부동산원(3만2000가구)과 KB부동산(6만2000가구)은 주요 아파트 표본을 정해 시세를 산출하는 반면 부동산R114는 전국 120만가구를 전수 조사하는 방식입니다. 한국부동산원은 전문 조사원이 호가, 실거래가 등을 조사해 '시장에서 거래 가능한 적정 가격'을 정합니다. KB와 부동산R114는 중개업소 관계자가 시세를 입력하고 추가 검증을 하는 방식이어서 차이가 있습니다. 당연히 매주 제공하는 세 기관의 주간 아파트가격 변동률에 차이가 생깁니다.
실거래가지수는 계약일을 기준으로 지수를 산정합니다. 공표시차가 45일에서 분기별 발표 지수의 경우 최대 90일까지 발생해 실시간 시장상황을 제때 파악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있습니다. 일상에서는 실거래가 지수와 시세기반 지수가 혼용되기도 합니다.
서울시는 신고일을 기준으로 실거래가를 분석해 공표하기까지 시차를 15일로 단축해 주택시장의 월간 변동을 빠르게 파악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설명합니다. 기존 시세를 기반으로 하는 조사지수와 실거래가 지수의 한계를 보완하고 주택 특성 및 지역적 특성을 반영한 것이라는 얘기입니다.
서울형 주택실거래가격지수는 서울 내 25개 자치구별 주택유형(아파트·연립다세대), 주택면적, 건축연한별로 하부시장 지표를 통해 시장 가격변화를 구체적으로 확인할 수 있다고 합니다. 시내 1000가구 이상 375개 아파트 단지 가격변화를 반영한 ‘선도아파트 375지수’ 지표도 공개합니다.
어떤 방식을 쓰든 '현재 가격'을 객관적으로 정확하게 정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계약일과 신고일의 시차가 존재하고, 중개업소나 조사원의 주관적인 의견이 가미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여기에 개별 단지의 특수성도 존재합니다. 같은 단지라도 지하철역과 더 가깝거나 고층이어서 한강 조망이 가능하다면 저층 혹은 지하철역에서 먼 단지와 가격 차이가 존재합니다. 리모델링을 해서 내부를 깨끗하게 수리한 집과 그렇지 않은 집도 차이가 있습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지수는 개별 단지 내 호수별 특수성은 인정하지 않습니다. 서울의 한 중개업소 관계자는 "주식도 아닌데 아파트 가격을 매일 문의한다"며 "부동산에 대한 과도한 관심이 시장의 변동성을 더 키우는 건 아닌지 살펴볼 일"이라고 말했습니다.
김진수 기자 tru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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