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랏 타메르 튀르키예대사(사진)는 10일 서울 장충동 주한 튀르키예대사관에서 한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지원에 나선 한국 정부와 국민에게 깊이 감사드린다”며 이같이 밝혔다.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9일 대사관을 찾아 대지진 희생자를 애도하고 지원 의사를 밝혔다. 한국은 118명의 대규모 구조대를 파견했다. 대사관에 도움을 줄 수 있는 방법을 묻는 시민도 적지 않다고 한다.
타메르 대사는 “튀르키예와 한국이 ‘형제의 나라’라는 사실을 온몸으로 느낄 수 있었다”며 “어떤 감정이나 말로도 표현할 수 없는 힘든 일을 겪고 있는 튀르키예 국민에게 큰 힘이 되고 있다”고 했다. 튀르키예는 6·25전쟁 당시 유엔군 가운데 네 번째로 많은 군인을 보냈고 1957년 한국과 수교했다.
6일 튀르키예 동북부의 에르진잔주 가지안테프에서 서쪽으로 33㎞ 떨어진 내륙에서 규모 7.8의 지진이 발생했다. 10개 주의 1350만 명이 피해를 본 것으로 추산된다. 여진이 이어져 피해는 계속되고 있다. 타메르 대사는 “남한 전체와 비슷한 면적이 이번 지진으로 피해를 봤다”고 설명했다.
그는 인명 구조의 골든타임(72시간)이 지났지만 아직 희망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고 했다. 타메르 대사는 “시간이 지날수록 희망도 희미해지는 ‘시간과의 전쟁’을 하고 있다”면서도 “튀르키예 격언 중에 ‘신이 도와준다면 언제나 희망이 있다’는 말이 있다”고 했다. 이어 “무너진 집에서 사람들을 구출하고, 도시를 재건하는 등 남아 있는 일이 많다”며 “지속적인 도움의 손길이 재건에 정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튀르키예 대사관은 9일 튀르키예 지진 피해 복구에 쓰이는 성금을 받는 계좌를 개설했다. 튀르키예 대사관 홈페이지와 페이스북, 트위터, 인스타그램 등 SNS에서 찾아볼 수 있다.
타메르 대사는 현지에서 가장 시급한 물품으로 방한텐트을 꼽았다. 바람을 막고, 안에서 불을 켤 수 있어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어서다. 그는 “집과 가족을 잃은 사람들이 추위와 배고픔으로 또다시 고통받고 있다”며 “방한텐트 지원은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했다. 기저귀와 생리대 등 생필품 지원도 절실한 상황이다. 대사관 페이스북과 트위터에 올려놓은 물류센터로 물품을 보내면 튀르키예항공을 통해 현지로 발송된다.
지진으로 인한 튀르키예와 시리아 사망자는 이날 기준 2만 명을 넘어섰다. 2011년 동일본 대지진 당시 사망자(1만8500명)를 훌쩍 넘어선 수치다. 현지 전문가들은 최대 20만 명의 시민이 무너진 건물 잔해에 갇혀 있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어 인명 피해는 계속 늘어날 것으로 우려된다.
박주연 기자 grumpy_ca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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