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빼놓을 수 없는 또 하나의 기독교 성지가 튀르키예 남동부의 고도(古都) 안디옥, 현재의 안타키아다. 시리아와 접경지대에 있는 안디옥은 당시 로마제국의 3대 도시 중 하나로 꼽힐 만큼 번성했고, 바울의 이방인 전도 기지였다. 예루살렘 교회가 핍박받으면서 흩어진 신자들이 이곳에 모여 이방인들과 함께 안디옥교회를 세웠다. 이는 이스라엘 밖의 첫 교회였다. 기독교 신자들이 ‘그리스도인’이라고 처음 불린 것도 이곳에서였다고 성경은 전한다.
서울 광림교회가 2000년 안타키아 시내의 옛 프랑스영사관 건물을 인수해 세운 ‘안디옥개신교회’가 이번 지진으로 완전히 붕괴됐다고 한다. 이번 지진의 진앙지 가지안테프에서 직선거리로 130㎞ 떨어진 안타키아의 피해는 극심한 상태다. 시내 건물이 거의 무너지거나 대파됐다. 지은 지 100년 된 안디옥개신교회는 비교적 튼튼한 건물인데도 완전히 내려앉았다.
‘형제의 나라’ 튀르키예를 돕기 위해 급파된 대한민국 해외긴급구호대(KDRT)가 이런 안타키아에서 구조 작업을 벌이고 있다. 역대 최대 규모인 118명으로 구성된 긴급구호대는 지난 8일 현지에 도착해 동이 트기도 전에 무너진 건물 더미에서 70대 남성을 구조한 데 이어 40세 남성, 2세 여아, 35세 여성 등 첫날에만 5명의 목숨을 구했다. 지진 발생 나흘째, 사망자가 벌써 2만 명을 훌쩍 넘었고 생존을 위한 골든타임이 지나가고 있지만 희망을 버릴 수는 없다. “튀르키예에 기적을!”이라고 외친다.
서화동 논설위원 firebo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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