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일 크레디트스위스는 지난해 4분기 순손실이 13억9300만스위스프랑(약 1조9070억원)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지난해 연간 기준으로는 72억9300만스위스프랑(9조9852억원)의 순손실을 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가장 큰 손실이다.
4분기 크레디트스위스에서 고객 자금은 1100억스위스프랑(약 150조원) 빠져나갔다. 지난해 10월 재무 건전성 위기설이 확산되며 불안해진 투자자들이 앞다퉈 돈을 뺀 것이다. 올 1분기 전망도 어두웠다. 크레디트스위스는 자산 관리와 투자은행 부문도 1분기 손실을 기록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울리히 쾨르너 크레디트스위스 최고경영자(CEO)는 “새로운 크레디트스위스를 만들 수 있는 명확한 계획이 있으며 3년간 전략적 혁신을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크레디트스위스는 재무 건전성 위기 이후 IB 부문 브랜드를 크레디트스위스 퍼스트보스턴(CSFB)으로 바꿨다. 또 2025년까지 직원 9000명을 감원하기로 하는 등 대규모 조직 개편을 단행하고 있다. 지난해 12월에는 40억스위스프랑을 조달하는 데 성공했다.
이날 실적발표 후 크레디트스위스 주가는 14.73% 급락한 2.77스위스프랑에 거래를 마쳤다. 다음날엔 3.35% 오른 2.87스위스프랑에 마감했다.
미국 투자은행 키프브루옛앤드우즈(KBW)의 토머스 홀렛 애널리스트는 “실적은 우려했던 것보다 나빴고 자금 유출은 충격적인 수준이었다”며 “올해도 손실이 계속될 것이기 때문에 주식을 소유할 이유는 없다”고 평가했다.
노유정 기자 yjro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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