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조 상품은 글로벌 경제에 연간 5000억달러(약 628조5500억원) 이상의 손실을 초래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세계 무역량의 약 3.3%에 해당하는 규모다. 누구나 쉽게 웹사이트를 생성하거나 아마존과 같은 e커머스 플랫폼을 통해 제품을 판매할 수 있는 세상이다. 지난해 2분기 온라인을 통해 거래된 상품의 약 57%는 ‘외부판매자(third-party seller)’를 통해 유통된 것으로 나타났다. 위조 범죄가 쉽게 일어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된 것이다. 악성 판매자들은 지금도 온라인 환경 안에서 진품의 로고, 상품명 등을 그대로 복제함으로써 소비자를 현혹하고 있다.
위조 상품으로 인한 피해 규모는 가늠하기가 어렵다. 마크비전이 자체 시행한 ‘IP 보호 실태 조사’에 따르면 전체 조직 중 약 40%가 해외 마켓플레이스 및 웹사이트에서 유통되는 위조 상품을 찾아내는 것이 가장 어렵다고 답했으며, 26%가량의 기업은 위조품 유통 현황을 확인할 모니터링 인력 확보에 제일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했다. 수작업을 통해 글로벌 e커머스 플랫폼에서 일일이 상품을 검색해 온라인상 IP 침해 현황을 파악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기 때문이다.
각기 다른 신고 프로세스에 유연한 대응이 가능하다는 장점도 있다. e커머스 플랫폼은 저마다 고유한 신고서 제출 양식이 있다. 온라인 환경에서 위조 상품을 확실하게 삭제하기 위해선 상이한 신고 절차를 매번 별도로 수행해야 하며, 대개 해당 업무 과정에 많은 시간이 소요된다. AI 기술로 이를 자동화하는 것도 가능하다. 사전에 설정해 놓은 규칙을 기반으로 자동 신고 접수를 하면 업무 시간이 대폭 단축되는 것은 물론 가품 제거 성공률도 크게 높아진다.
먼저 AI 모델이 구체적으로 어디에 적용됐는지 알아야 한다. 솔루션 제공 기업이 어떤 모델을 사용 중인지, 해당 모델이 정확히 무엇을 수행하는지 미리 확인해야 한다. 정품과 가품을 구분할 수 있는 이미지 인식 기술이 사용됐는지, 의미분석이 활용된 텍스트 인식이 가능한지 등 기술을 도입하기 이전에 다양한 각도로 문의해 보는 것이 좋다. 더불어 소프트웨어기업의 자체적인 개발 역량도 확인할 필요가 있다. AI 모델을 직접 구축했는지, 이를 지속해서 개선할 수 있는지 파악해야 한다. 개별 수요 충족을 위한 AI 모델 맞춤화가 가능한지 확인하는 것도 중요하다.
AI 모델을 아웃소싱해 활용하고 있다면 IP를 전방위적으로 보호하기 위한 기능의 대부분을 제공하지 못할 확률이 높다. AI 모델이 꾸준히 진화하고 있는지 따져봐야 한다. 머신러닝 기반 시스템이 제대로 구축된 경우 브랜드 관련 데이터를 더 많이 축적할수록 더 정확도 높은 모니터링 결과를 제공할 것이다. 수집된 데이터를 통해 자동화된 형태로 자체적인 성능을 향상할 수 있는지는 AI 모델을 평가하는 데 있어 매우 중요한 요소다.
AI의 활용성은 이미 증명됐다. AI가 등장했을 당시 만연한 막연한 두려움은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다. 인간의 인식 능력을 뛰어넘어 반복적인 작업의 효율을 극대화하는 과정에 AI가 필요하다는 것은 객관적인 사실이다. 브랜드를 보호하는 것은 물론 나아가 위조 상품 유통망을 제거하고 IP를 종합적으로 보호하면서 미래를 대비하고자 한다면 지금 AI를 도입해야 할 때다.
이인섭 마크비전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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