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 시장은 13일 서울시청에서 한 무함마드 유누스 유누스재단 의장과의 대담에서 “안심소득 실험이 뜻대로 되지 않을 때의 플랜B(대안)로 소액대출을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에서 지원금을 주는 것도 약자를 위한 해법이 될 수 있지만, 무담보 대출을 충분히 해서 삶의 의욕을 가지고 새로운 도전을 하도록 돕는 게 더 의미가 있을 것이란 게 오 시장의 판단이다.
그는 “안심소득만이 유일한 해법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과학적인 실험을 통해 생의 의욕을 자극하고 독립 의지를 불태우게 할 효율적인 동기 부여가 될지 따져볼 것”이라고 강조했다. 당장 사업을 하겠다는 것은 아니고, 충분한 시간을 갖고 숙성시킨 뒤 추진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무담보 소액대출 제도는 제도권 금융회사와 거래하기 어려운 저소득층을 위한 것이다. 유누스 의장은 1976년 방글라데시에서 빈곤층 소액대출을 위한 그라민은행을 설립했다. 그 공로를 인정받아 2006년 노벨평화상을 수상했다.
유누스 의장은 빈곤은 시스템 때문이라고 진단한다. 그가 주목한 것은 은행 시스템이다. 은행이 부자들에게만 돈을 빌려주기 때문에 기회를 부자들만 잡을 수 있다는 설명이다. 유누스 의장이 설립한 그라민은행은 기존 제도권 금융회사가 돈을 빌려주지 않는 약자들에게 집중했다. 빈곤층은 대출금으로 창업을 해 자립했다. 그는 “젊은이들의 기업가정신을 살리려면 금융이 필요하다”며 “벤처캐피털 등을 통해 하고 싶은 것을 할 수 있는 지원을 해줘야 한다”고 조언했다.
강영연 기자 yyk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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