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코스피지수가 2500선을 뚫지 못하고 진퇴를 거듭하는 가운데 가치주 위주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해야 한다는 조언이 나오고 있다. 미국 1월 소비자물가지수(CPI) 결과에 따라 변동성이 커질 수 있는 성장주보다 가치주들이 안정적인 상승세를 보일 것이라는 전망이다.
14일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이 회사가 분류한 가치주펀드 99종의 최근 1주일 평균 수익률은 1.11%로 나타났다. 성장주들을 주로 담은 ‘IT펀드’(-1.43%), ‘4차산업펀드’(-1.25%)의 같은 기간 수익률을 앞섰다. ‘삼성그룹펀드’ 26종도 평균 수익률(1.36%)에서 성장주 펀드를 앞섰다.
성장주 펀드들은 지난달 미국 중앙은행(Fed)의 연내 금리 인하 기대와 글로벌 경기 연착륙 기대가 겹치면서 높은 수익률을 보였다. IT펀드와 4차산업펀드의 1월 수익률은 각각 10.9%, 10.35%로 가치주펀드(5.62%), 삼성그룹펀드(6.80%) 수익률을 앞섰다. 그러나 최근 미국 고용지표가 호조를 보이면서 Fed가 다시 긴축 강도를 높일 것이라는 우려가 커졌고, 이는 성장주 주가 변동성을 키우고 있다.
전문가들은 금리에 민감한 성장주들은 향후 상승 여력이 크게 제한될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부담이 커진데다 긴축 강도가 높아질 경우 주가가 크게 조정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노동길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 통화정책 완화 기대감에 균열이 일어난 상황에서 할인율에 민감한 업종은 주춤할 공산이 크다”며 “성장주보다 가치주가 상대적으로 우위를 보일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가치주 중에서는 중국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 수혜를 볼 수 있는 경기민감주 종목들을 중심으로 투자할 필요가 있다는 조언이다.
노 연구원은 "철강, 운송, 조선 등 경기민감주들은 코스피지수 대비 낮은 수익률을 기록했으나 전체적으로 양호한 수익률을 보였다"며 "중국 경기 개선 기대가 여전한 상황에서 상승세가 타 업종보다 유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가치주 투자 시 가치주펀드들이 담고 있는 종목을 참고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국내 가치주펀드 가운데서는 ‘신영밸류고배당’의 설정액이 1조120억원으로 가장 많다. 이 펀드는 지난해 11월 기준 삼성전자를 18.12%로 가장 많이 담고 있다. 이외에도 KT&G(4.68%), 현대차2B우(3.07%), LS(2.09%), HD현대(2.06%) 등의 종목에 투자하고 있다.
배태웅 기자 btu104@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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