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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시간으로 14일 밤(현지시간 오전 8시 30분)에 발표될 미국의 1월 인플레이션 보고서는 미국 증시의 단기 추세를 결정하는 분수령이 될 것으로 월가 전략가들은 전망했다.
14일(현지시간) 블룸버그와 마켓워치 등에 따르면, 1월 소비자물가상승률(CPI)은 12월의 연율 6.5%보다 둔화된 6.2%로 예상된다. 또 변동성이 큰 식품과 에너지 비용을 제외한 핵심 물가는 연율 5.5% 상승할 것으로 예측된다.
특히 핵심 물가가 5.5% 미만으로 나오면 주식 시장의 단기 촉매제가 될 것이지만 5.5%를 넘으면 시장 분위기가 약세로 돌아설 것이라고 샌더스 모리스 해리스의 조지 볼 회장이 지적했다.
전 날 1월 CPI에 대한 낙관적 전망이 높아지면서 미국 증시는 S&P500과 다우존스 산업평균이 각 1.1%, 나스닥이 1.5%씩 상승했다.
그러나 클리블랜드 연방 준비 은행의 인플레이션 나우캐스트는 1월 CPI가 이보다 높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헤드라인 CPI는 월간으로 0.65%p 올라 연율로 6.5%, 핵심 CPI는 전년대비 5.6% 증가로 추정하고 있다. 만약 이 예측이 맞는다면 주식 시장의 희망은 종료될 것이라는 분위기다.
뉴욕 증시는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2월1일 FOMC(연방공개시장위원회) 결정 후 기자 회견에서 "인플레이션 감소 과정"이 진행 중이라고 언급한 후 금리 인상 속도 완화에 베팅하며 상승해왔다.
모트 캐피탈 매니지먼트의 설립자 마이클 크레이머는 여러 경고에도 불구하고 투자자들이 우려하지 않고 있는 인플레이션 수치가 예상보다 높을 경우 주식 시장의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모건 스탠리의 전략가 마이클 윌슨은 인플레이션 데이터가 예상보다 더 높게 나타나면 투자자들이 현실로 돌아오고 주식과 채권 모두 같은 방향으로 떨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윌슨은 기업 실적 약화와 연준의 금리 인상, 악화된 펀더멘털이 올 봄에 주식을 궁극적 저점으로 몰아갈 것으로 예상했다.
도이치뱅크의 분석가들도 근원 인플레이션이 하락하고는 있지만 속도는 사람들 생각보다 더디다며 이렇게 될 경우 주식시장이 어려울 수 있다고 지적했다.
반면 조금 더 낙관적인 견해도 있다.
B.라일리의 전략가인 아트 호건은 "예상보다 높은 CPI가 나타날 경우 주식시장이 견실한 경제를 가리키는 것으로 받아들일 가능성도 있다"고 지적했다.
비스포크 인베스트먼트 그룹의 제이크 고든에 따르면 S&P 500이 지난 두 달 동안 CPI 발표일에 덜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고 말했다. 그는 "CPI 보고서와 이에 대한 시장의 반응 모두 정상 수준과 거리가 멀다"고 지적했다.
노동 통계국(BLS)이 CPI 계산 방식을 변경한 것도 변동성을 더하고 있다. 예를 들어 주거비 가중치는 종전 32.9%에서 34.4%로 크게 늘었으며 음식의 가중치는 13.9%에서 13.5%로 줄었다. 중고차와 트럭 가격의 가중치도 3.62%에서 2.66%로 크게 떨어졌다.
산출에 반영되는 항목별 지출의 가중치가 조정됨에 따라 1월 CPI 보고서를 판독할 때 다소의 변화가 있을 수 있다고 마켓워치는 지적했다. 크레이머는 “가중치 변경으로 인해 CPI가 좀 더 높게 나타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김정아 객원기자 kj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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