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이노텍이 세계 최소 두께와 너비의 필름형 반도체 기판인 ‘2메탈CoF(칩온필름)’를 앞세워 확장현실(XR) 시장을 집중 공략한다. 삼성전자, 애플 등의 참여로 2030년 1700조원대로 커지는 XR기기 시장에서 핵심 부품 주도권을 확보한다는 목표다.
LG이노텍은 최근 기술 업그레이드를 적용한 2메탈CoF 사업을 본격 확대한다고 15일 발표했다. CoF는 디스플레이와 메인기판(PCB)을 연결하는 반도체 패키지용 기판이다. 한쪽 면에만 회로를 구현한 기존 단면 CoF에서 진화해 양면에 회로를 4000개 이상 형성한 고집적 제품이다.
얇은 필름에 머리카락 4분의 1 굵기인 25㎛(마이크로미터)의 구멍 ‘마이크로 비아 홀’을 가공하는 식으로 양면에 초미세 회로를 구현한 게 핵심 기술로 꼽힌다. 구멍이 작을수록 전기 신호가 드나드는 패턴 회로를 많이 만들 수 있다. 패턴 회로가 많은 2메탈CoF는 디스플레이 화소를 높여 사용자의 몰입감을 극대화할 수 있다.
LG이노텍은 2메탈CoF를 더 얇고 유연한 필름 형태로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필름 두께는 70㎛로 반도체용 기판 중에서 가장 얇다. 자유롭게 접거나 돌돌 말 수 있어 부품 장착 공간을 최소화할 수 있다.
LG이노텍은 올해를 기점으로 2메탈CoF 수요가 급격히 늘어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XR기기 시장이 커지면서 디스플레이는 물론 반도체 기판 등 부품까지 휘거나 접히는 유연성이 요구되고 있다. 삼성전자가 이달 초 퀄컴, 구글과 손잡고 XR기기 시장 진출을 선언했고, 애플은 하반기에 XR 헤드셋을 출시하기로 했다.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AS) 등에 따르면 세계 XR기기 시장은 올해 2010만 대에서 2025년 4200만 대, 2030년 2억1500만 대 등으로 급격히 성장할 전망이다. PwC는 세계 XR 관련 시장 규모가 2025년 540조원에서 2030년 1700조원으로 커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현재 2메탈CoF는 삼성전기와 일본 도레이가 합작해 만든 스템코, LG이노텍의 ‘2강’ 체제다.
정지은 기자 jeo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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