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제조업 취업자가 15개월 만에 감소했다. 수출 부진에 따른 생산 감소 여파가 고용시장에 충격을 준 것으로 분석된다.
통계청이 15일 발표한 ‘1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취업자는 2736만3000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41만1000명 증가했다. 2021년 3월 이후 23개월 연속 증가세다. 하지만 증가폭은 지난해 12월 50만9000명에서 9만8000명 줄었다. 8개월째 둔화다.
전체 취업자 증가폭은 정부가 세금을 투입해 늘린 ‘직접일자리’ 수보다 적었다. 정부는 지난달 직접일자리로 66만4000명을 선채용했다. 올해 연간 직접일자리 공급 계획(104만4000명)의 63.6%에 해당한다. 직접일자리를 빼면 사실상 일자리가 감소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세부 내역을 보면 고용 사정은 더 심각하다. 제조업 취업자는 443만2000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3만5000명 줄었다. 제조업 취업자가 감소한 것은 2021년 10월(-1만3000명) 후 처음이다. 기획재정부는 “생산·수출 감소 등이 시차를 두고 고용시장에 반영돼 전자부품 등을 중심으로 취업자가 줄었다”고 밝혔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지난달 정보통신기술(ICT) 분야 수출이 급감했다. 컴퓨터·주변기기 수출이 58.7%, 반도체 43.5%, 디스플레이는 37.7% 줄었다. 반면 직접일자리가 많은 보건업·사회복지서비스업 취업자는 22만 명 증가했다. 숙박·음식점업(21만4000명)과 정보통신업(7만2000명) 취업자 증가폭도 컸다.
20대 이하 3개월 연속 감소…40대는 7개월째 줄어들어
반면 20대 취업자는 4만3000명 감소했다. 통계청이 청년층으로 구분하는 15~29세 취업자는 1년 전보다 5만1000명 적었다. ‘경제 허리’에 해당하는 40대 취업자도 6만3000명 줄었다. 20대 이하 청년층 취업자는 작년 11월부터 3개월 연속, 40대 취업자는 7개월 연속 감소세다.
주당 평균 취업시간은 38.3시간으로, 전년 동월 대비 0.8시간 감소했다. 36시간 이상 취업자는 12만8000명 감소했고, 36시간 미만 취업자가 47만 명 증가했다.
실업자는 102만4000명이었다. 1년 전보다 11만9000명 줄었지만 작년 1월(114만3000명) 후 1년 만에 다시 100만 명을 넘었다. 실업률은 1년 전보다 0.5%포인트 하락한 3.6%였다. 20대 실업률이 0.1%포인트 오른 5.8%를 기록했고, 나머지 연령대는 실업률이 낮아졌다. 비경제활동인구는 1년 전보다 13만9000명 줄었다. 다만 ‘쉬었음’ 인구는 8만4000명 증가했다. 구직단념자는 38만8000명으로, 1년 전보다 14만 명 감소했다.
정부는 취업자 증가폭 둔화세가 이달부터 확대될 것으로 보고 있다. 서운주 통계청 사회통계국장은 “이달 실내마스크 의무 조치 조정 등 일상 회복에 따른 긍정적인 영향이 있지만 기저효과와 함께 대내외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인구 감소 등을 고려하면 증가폭 둔화를 넘어 감소로 전환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질 낮은 일자리로 버티는 것마저 어려워질 수 있다는 의미다.
정부는 이 같은 상황을 해소하기 위해 고용여건 개선에 힘쓰겠다고 밝혔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일자리 전담반(TF)을 중심으로 고용 상황을 면밀히 점검하고, 원활한 일자리 수급을 위한 과제를 적극 발굴하겠다”고 말했다.
강진규 기자 jose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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