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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빙하기'에도 세계 최대 반도체 제조장비업체 어플라이드 머티어리얼즈가 지난 분기에 기대 이상의 실적을 올렸다. 올 들어서도 자동차, 산업용 등 반도체의 수요가 탄탄하게 이어지면서 장밋빛 전망을 내놓았다.
어플라이드는 16일(현지시간) 2023 회계연도 1분기(11~1월)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7% 증가한 67억3900만달러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주당순이익(EPS)는 같은 기간 7% 늘어난 2.03달러로 집계됐다. 월스트리트 애널리스트 추정치 평균 매출 66억9000만달러와 EPS 1.94달러를 모두 웃돌았다.
회사는 올 2분기(2~4월) 매출이 약 64억달러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월가 추정치 평균(63억달러)를 상회하는 실적 전망에 주가는 상승 반전했다. 장중 115.39달러로 3.41% 떨어졌으나 실적 발표 후 1.53% 상승한 117.15달러에 거래를 마감했다.
반도체 업계는 지난해부터 PC업체 등 수요기업의 재고 증가로 인해 수요가 급격히 줄어들면서 어려운 시기를 보내고 있다. 반면 반도체 생산에 필수적인 장비를 생산하는 업체들은 여전히 탄탄한 수요가 이어지고 있음이 드러났다. 특히 자동차와 공장 장비, 스마트 인터넷 연결기기 등에 사용되는 반도체가 여전히 부족한 상황이다.
개리 디커슨 어플라이드 최고경영자(CEO) "자동차용 반도체 등은 구형 장비에서 생산되며 생산업체들은 생산 능력을 확충하고 있다"며 "이 분야를 사람들은 과소평가했지만 우리는 올해 시장 평균을 넘어설 수 있다"고 전망했다.
다만 반도체 시장 전반으로는 여전히 냉기가 감돌고 있다. 공급망 문제는 지속되고 있고, 미국이 반도체 장비를 수출 제한 전략물자로 지정하면서 회사는 타격을 입고 있다. 회사는 미국 정부의 수출 제한으로 인해 2023 회계연도 매출이 25억달러 줄어들 수 있다고 예상했다. 이런 규제를 완화한다면 손실 금액은 15억~20억달러로 감소할 것이라고 회사는 내다봤다.
실리콘밸리=서기열 특파원 philo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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